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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두 마리만 먹어도 배불러

자유행동 2007. 9. 14. 00:32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두 마리만 먹어도 배불러
대하축제 기간:9.15~11.4

올 가을 천수만 대하가 풍년이다. 봄에 방류한 700만미의 대하 치어가 충남 홍성 앞바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가 넘어가는 큼직한 대하는 가을의 으뜸 별미. 특히 자연산 대하는 영양 만점, 웰빙 만점의 보양식이다.
 
지난 8일 충남 홍성군 남당리 수룡항. 이른 새벽 천수만으로 대하잡이 조업에 나섰던 20여 척의 어선들이 하나 둘 포구로 몰려들었다. 대하는 잡는 것보다 그물코에 걸린 새우를 일일이 따내는 게 더 힘든 일이다. 바다에서 두 세 시간 조업하면 포구에 들어와 서너 시간 동안 쪼그려 앉아 그물에 널린 대하를 걷어내는 일이 반복된다.
 
"요놈 두 개만 묵어도 배가 불룩혀유~."
 
김부흥(50) 선장은 초장이 발린 날 대하를 입으로 들이민다. 인절미를 씹고 있는 듯 맛이 정말 찰지고 담백하다. 흔히 '오도리'라 불리는 보리새우보다 비린내가 덜 나면서 씹으면 씹을수록 입 안에서 단맛이 베어난다.

9월 초에 잡히는 대하는 아직 '대짜'라고 하기에 부족하지만 그래도 어른 손바닥 한뼘 크기인 15~20㎝ 크기로 자랐다. 올해 홍성 대하는 유난히 풍년을 맞고 있는데, 올 봄 군청과 어민들이 손잡고 치어 방류 사업을 벌인 덕택이라고 한다.
 
대하 풍년에 맞는 남당항대하축제는 1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린다. 싱싱한 대하 이외에 별다른 프로그램이 준비된 것은 아니다. 대신 축제 기간을 길게 잡아 남당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하를 값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축제의 포인트를 맞췄다. 축제에 즈음해 남당항 포구도 새단장한다.
예전 포구 쪽으로 줄줄이 늘어선 일명 '파라솔(포장마차)'을 일제히 정리한 것. 불법으로 자리잡은 포장마차는 차량 통행을 어렵게 하고, 호객 행위까지 겹쳐 눈살을 찌푸리게 한 주범이었다. 신가식 어촌계장은 "백사장 앞 갯벌을 매입해 깔끔한 횟집단지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며 "이제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깔끔한 식당에서 대하를 맛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포구에서는 천수만에서 잡힌 자연산 대하와 양식산 대하를 함께 파는데, 수족관에 담긴 살아있는 대하가 양식이고 죽은 대하는 자연산으로 보면 된다. 자연산은 바다에서 잡아 그물에서 따내는 동안 모두 죽기 때문이다. 대하 요리는 소금구이가 일반적이지만, 이곳 어민들은 날 대하를 그대로 씹어먹는 게 '제일미(第一味)'라고 말한다.
자연산 대하를 날로 먹고 싶다면 대하잡이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포구에서 기다리면 된다. 남당항을 중심으로 북쪽 어사리와 궁리포구, 남쪽 수룡항과 장은항에서 각각 20여 척의 어선이 이른 아침과 오후, 하루에 두 번씩 대하잡이에 나선다. 직접 구입하면 자연산은 1㎏에 2만 2000원 선이다.
 
축제 개막식은 21일 남당항에서 열리는데, 축하공연과 함께 대하잡이 체험이 곁들여진다. 이후부터 폐막일인 11월 초까지 거의 매일 체험행사와 관광객노래자랑 등이 행사장에서 개최된다.
홍성=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이종건 홍성군수 "사시사철 다른 별미, 해산물은 역시 홍성"

-축제를 두 달 동안 개최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먹을 거리 축제이기 때문에 행사 위주보다 대하를 맛있고 싸게 먹을 수 있는 데 중점을 뒀다. 축제위원회와 협의해 축제 기간 동안 대하 가격을 낮게 책정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선한 대하 맛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축제는 현지 어민 주최로 치뤄지나.
 
"군청은 홍보와 재정 지원만 하고, 모든 진행은 어촌계 중심으로 꾸려진 축제위원회에서 주관한다. 홍성에서 열리는 모든 축제가 그렇다. 축제는 더 이상 관 중심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며, 주민들 스스로 개성 있는 축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홍성은 해산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축제가 많다. 앞으로 발전 방안은.
 
"한겨울 새조개축제를 시작으로 쭈꾸미·대하·전어·광천젓갈·광천김·대하 등 사시사철 풍부한 먹을 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러나 축제 기간 동안에만 반짝하는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해안가에 늘어선 각 마을의 포구 어디를 가도 똑같은 메뉴를 내놓는데, 앞으로 각기 다른 테마마을로 꾸밀 생각이다. 그러면 쭈꾸미테마타운·대하테마마을·새조개테마타운 등 보다 개성있는 해산물의 본고장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주변 볼거리

■수목원 '그림이 있는 정원'
 
광천읍 매현리 농공단지 뒤편 '그림이 있는 정원'(
www.gallerygarden.co.kr)은 개인 수목원으로 각종 수목과 화훼류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교목 전시원·관목 전시원·생태습지원·미술관·생태관찰로 등 가족 단위 여행객이 둘러보기 좋은 콘셉트로 구성돼 있다. 5000원. 041-641-1477.

■오서산
 
충남 서쪽의 최고봉 오서산(791m)은 홍성·보령·청양 3개 군에 걸쳐 있는 풍광 좋은 산이다. 광천읍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등산로에서 1시간 30분이면 산 정상 부근의 능선 오서정까지 오를 수 있다. 수풀이 우거지고 소나무가 빽빽해 오르는 내내 기분이 상쾌하다. 오서정에서 정상까지 1.3㎞ 구간은 가을이면 억새꽃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김좌진 장군·만해 한용운 생가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빠져나와 결성면 쪽으로 나오면 김좌군 장군 생가와 만해 한용운 생가를 차례로 지나친다. 많은 이들이 찾지는 않는 듯 두 곳 모두 조용한 분위기. 각각 기념관과 복원된 생가가 자리잡고 있다. 김좌진 장군 생가는 깔끔한 목조 한옥, 만해 한용운 생가는 소담한 초가집으로 복원된 것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김좌군 생가(041-634-6952), 한용운 생가(041-642-6716).


'먹고 자고' 어디로 갈까?
 
현재 남당항 포구에는 50여 곳의 횟집이 자리잡고 있다. 예전 포구 해안가쪽으로 늘어서 있던 포장마차는 모두 사라졌으며, 대신 새로 지은 가건물에 50여개 점포가 들어선 횟집단지가 축제 개막에 맞춰 문을 열 예정이다.

싱싱한 자연산과 양식산 대하는 물론, 천수만에서 나는 전어와 꽃게 병어 등 신선한 해산물을 맛 볼 수 있다. 대하 가격은 매일 시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남당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광천에 가면 다양한 젓갈과 김을 사갈 수 있다.
 
남당항 주변은 잘 곳이 많지 않다. 홍성읍이나 광천읍에 모텔이 있으며, 남당항에서 남쪽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서해돌꽃펜션(041-641-0702, www.stoneflower.co.kr)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머무르기 좋은 대규모 펜션 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