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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억, 재산 300억…''기가 찬'' 결혼정보업체들

자유행동 2007. 9. 8. 16:31

연봉 3억, 재산 300억…'기가 찬' 결혼정보업체들


최근 결혼정보업체들이 잇달아 열고 있는 데릴사위 공개모집 같은 ‘깜짝 이벤트’에 대해 “고객을 현혹하는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S결혼정보업체는 지난 6월 1000억원대 자산가의 데릴사위를 공개모집하는 행사를 연 데 이어, 3일에는 150억원대 재산을 가진 40대 독신여성이 남편감을 찾는다는 공개 구혼 이벤트를 시작했다. 또 W사는 지난 7월 29세 여성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사진을 공개하고 이 여성이 공개구혼한다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 업체는 얼마전 ‘333클럽’이라는 고소득층 혼맥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333클럽은 연봉 3억원 이상, 본인 재산 30억원 이상, 부모 재산 300억원
이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처럼 결혼정보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이벤트를 여는 것에 대해 성신여대 이수자 교수(여성학)는 “업체들이 외부 조건만 보고 배우자를 판단하게끔 결혼관을 오도한다”고 비판했다. 이화여대생 박지현(23)씨는 “사람을 물건처럼 등급화시켜 사고팔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돈, 배경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도록 조장한다”고 했고, 회사원 최정두(29)씨는 “조만간 홈쇼핑에서도 사람을 팔지 않을까라는 어이없는 상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에도 이런 이벤트를 비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 홍승표씨는 “역겹고 더러운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결혼정보업체들에 의한 피해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회사원 A(여·34)씨는 지난 7월 80만원을 주고 한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했지만 첫 만남부터 어긋났다. 업체로부터 상대 남성이 4살 위라고 들었지만 막상 만나보니 6살 위였고,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을 원한다고 했지만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A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측은 “다른 남성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결혼정보업체에 대한 민원은 1723건에 달했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877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한 결혼정보업체 홈페이지가 해킹돼 57만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메일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홍익대 민가영 강사(여성학)는 “온라인 동호회를 만들어 자발적으로 남녀가 만나는 문화를 유도하는 것도 일부 결혼정보업체들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손진석 기자 aur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