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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뜬 파바로티의 마지막 공식 무대 화제

자유행동 2007. 9. 8. 13:18

유튜브에 뜬 파바로티의 마지막 공식 무대 화제


6일 타계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마지막 공식 무대는 2006년 2월 10일 이탈리아 북부 도시 토리노에서 열린 제20회 동계올림픽 개막식이었다. 1960년 로마 여름 올림픽 이후 이탈리아에서 처음 올림픽 경기가 열렸다는 뜻깊은 의미 때문에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의 축하 무대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날 그가 부른 노래는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그가 토리노에서 부른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의 동영상이 유튜브(http://www.youtube.com/watch?v=ZaufjDVYivc)에 뜨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겨울철에 열린 야외공연이니만큼 파바로티는 연미복에 검은 망토까지 걸쳤다. 망토에는 올림픽 오륜 마크를 새긴 은색 배지를 달았다.

'하이 C의 제왕'이라 불리며 별로 인상을 찌푸리거나 힘든 표정을 짓지 않으면서도 고음을 척척 내던 그도 세월의 무게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보다. 원래 조(key)인 G장조 대신 F장조로 한 음 낮춰 편곡한 버전을 사용했다. 저음에서는 바리톤의 소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투란도트' 공연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독창회 때는 고음에 자신없는 테너들이 가끔씩 F장조 버전을 부르기도 한다. 아무래도 원곡이 지닌 화려함은 덜하다. 1998년 에펠탑 앞 광장에서 열린, 파리 월드컵 축하공연에서 부른 같은 곡(http://www.youtube.com/watch?v=ONUCPKdGcrk)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래도 립싱크보다는 낫지 않은가.

파바로티는 '투란도트'에 자주 출연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Nessun Dorma'는 즐겨 부르는 편이었다. 1990년 로마를 시작으로 월드컵 경기를 중심으로 열어온 '쓰리 테너 콘서트'에서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파바로티의 몫이었다. "All'alba Vincero..."(동이 틀 때까지 나는 승리하리라)라고 절규하는 마지막 부분은 오페라 '투란도트'를 한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스포츠 경기에서 자국 출신의 선수들이 이기기를 기원하는 '응원가'쯤으로 비쳐졌을 지도 모른다. 시차 때문에 경기 개최국과 밤과 낮이 다른 나라에서는 경기를 지켜보려면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하기 때문에 더 가사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파바로티는 열렬한 축구팬이다. 어릴 때부터 모데나의 아마추어 축구 클럽에서 레프트 윙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