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A380, ''날아다니는 560t짜리 호텔을 즐기라''
[시승기] A380, '날아다니는 560t짜리 호텔을 즐기라'
10t 트럭 56대 중량에 해당하는 초대형 항공기가 하늘을 나는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는 240여명이 초청된 가운데 A380 여객기의 시범 비행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대한항공은 2010년부터 A380을 순차적으로 도입하지만 싱가포르항공은 내달 취역해 일반인들도 ’날아다니는 호텔’로 불리는 이 여객기를 직접 타 볼 수 있다.
오전부터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인천공항에 도착해 램프버스를 통해 이동하자 멀찌감치 거대한 물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A380이다. 이 여객기는 에어버스사에서 개발한 초대형 첨단항공기로 동체 길이는 73m, 날개 폭은 80m, 꼬리날개의 최대 높이는 24m에 이르며, 최대 이륙 중량은 560t에 달해 10t 트럭 56대가 동시에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무게다.
이 막대한 중량 때문에 공항 활주로 면에 손상을 줄 수 있어 타이어 수를 22개로 늘려 중량을 분산시켰다.
A380 날개의 총 면적은 845㎡로 실내 농구 코트 면적의 2배에 이른다. 양 날개의 폭은 79.8m로 성인 177명이 나란히 정렬한 것과 비슷해 이날 시범 비행에 초대받은 240여명을 모두 줄지어 서야 날개보다 길 정도다.
A380의 기수 아래에는 대한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A380을 구매한 항공사들의 로고가 찍혀 있으며 양 날개에는 집채만한 엔진이 2개씩 달려있어 엔진 1대당 7만Ibs에 달하는 막강한 추진력을 가늠케했다.
이날 투입된 A380은 총 519석의 좌석을 설치했으며 기내에 올라서 보니 일단 널찍하게 트인 시야와 앞뒤 공간이 넓고 창문이 기존 항공기보다 커진 점이 눈에 띄었다.
복층 구조의 이 기종은 1층 앞쪽에 1등석 12좌석, 뒷쪽에 이코노미 307석이 배치됐고 2층에는 비즈니스 64석, 이코노미 136석이 놓였다.
특히 기내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웰컴 데스크가 바처럼 차려져 고객이 간단히 음료를 들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으며, 1등석에는 따로 전용 바가 설치돼 휴식 공간을 확보했다.
- ▲ 세계 최대 여객기 에어버스 A380의 대한항공 탑승 체험 행사가 열린 6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제주도 상공을 돌아오는 기내에서 어린이들이 퍼스트 클래스를 돌아보고 있다. /연합
이륙 허가를 기다리던 A380은 오전 10시 30분께 육중한 몸체를 이끌고 활주로에 접어들었으며 탑승자들이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 어느새 구름 위로 떠올랐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 비행 도중 기류 불안정으로 가끔씩 흔들리기는 했지만 대체로 상공에 떠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락함이 느껴졌다.
이날 A380에 탑승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들 조원태 자재부 총괄팀장도 “그동안 A380을 자주 보기는 했지만 실제 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무척 편안해 마음에 든다”고 만족감을 표시했을 정도.
인천공항에서 출반한지 50여분이 지나자 A380은 제주 상공에 접어들었고 조종사는 탑승자들에게 한라산 전경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폭우로 시야가 좋지 않자 다시 서울로 기수를 틀었다.
서울 역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A380은 착륙 신호등이 켜지자 가뿐히 활주로에 내려 앉아 초대형 항공기라 착륙시 상당히 충격이 클 것이라는 예상에서 빗나갔다.
이번 시범 비행은 A380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를 확보한 국내 공항이 인천공항 뿐이라는 점에서 아쉬웠지만 기존 B747 2대를 합쳐놓은 거대 항공기가 드디어 상용화됐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소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