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칸 피랍은 영광스러운일…샘물교회 책임론
피랍사태 종결…샘물교회 책임론
의료봉사에 의대생은 한명도 없고...
온 국민을 불안케 했던 아프간 피랍사태가 일단락됨에 따라 2명의 인명피해와 외교력 낭비 등에 대해 신도들을 아프간으로 보낸 분당 샘물교회의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샘물교회측은 정부의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안전대비책도 없이 아프간 사지(死地) 선교활동을 강행했으며 사태발생 후에는 '선교활동' 감추기에만 급급하는 등 사태의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담임목사는 언론의 보도자제 속에 오히려 민감한 내용의 설교를 해 구설수에 올랐다.

[사진] 분당샘물교회 박은조목사
◇정부 자제공문에도 단기선교 강행
샘물교회가 신도들을 아프간에 보내기전 아프간에서 벌어진 외국인 피랍 사건은 4-5건에 달했고 탈레반이 수감동료 석방을 위해 한국인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도 입수된 상황이었다.
외교부는 이에 따라 지난 2월 5일 '한국인 납치 위험이 있으니 여행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한민족복지재단 등 아프간 봉사활동단체에 보냈다.
한민족복지재단은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가 이사장으로 있으며, 피랍자들은 비자발급이 어렵자 한민족복지재단 봉사대원 자격으로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샘물교회는 아프간 여행 자제공문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1일까지 아프간 봉사대원을 모집했다.
그러나 지원자 모집은 '아프간 단기선교 지원서'라는 양식으로 받았고 지원자격도 단기선교훈련(4-7월) 참여 가능자로 못박아 선교 목적을 분명히 했다.
아프간 한인회 박재복 총무는 "이번 피랍사태는 비자를 내준(비자가 나오도록 초청한) 한민족복지재단, 샘물교회, 인솔했던 분들이 속했던 단체가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납치에 무방비
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은 전세버스로 고속도로를 이용,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이동하던 중 가즈니 주(州) 카라바그 지역(카불 남쪽 175㎞지점)에서 납치당했다.
이들은 신변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고속도로로 이동한데다 현지인 버스가 아닌 호화로운 전세버스를 이용, 납치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분쟁의 중심부인 칸다하르까지 7시간이 소요되는 여행에서 전세버스를 이용함으로써 명백히 외국인으로 비쳐지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동아시아계 얼굴을 한 20여명이 버스로 이동하는 '순진함'을 보여 탈레반에 즉각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 관리는 "피랍 한국인들이 신변상 호위를 받지 않고 있었으며 탈레반의 공격이 잦은 카불-칸다하르간 고속도로를 통해 이동할 것이라는 계획도 경찰에 통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피랍된 신도들이 매주 1-2차례 진행한 단기선교 훈련과정 프로그램에는 '단기선교 팀별 MT', '과정별 훈련 교육(마임, 인형극, 드라마 등)' 등이 있을 뿐 '안전교육'은 없었다.
◇사태대응 갈팡질팡..감추기 급급
샘물교회측은 피랍사태후 네티즌 등을 통해 질타가 쏟아지자 "석방자들이 나와보면 어느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이다. 비난여론 중에는 전혀 근거 없고 낭설인 경우가 많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특히 상당수 가족들에게 자녀들이 아프간에 간 사실을 통보받지 않았고, 사태발생후에도 즉각 연락을 취하지 않는 등 샘물교회의 대응은 미숙하기 그지 없었다.
살해된 심성민씨 아버지 진표씨는 "어떻게 전쟁터나 다름없는 곳에 사람들을 데려가면서 부모나 가족들에게 말 한마디 없을수 있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교회측에 분통을 터뜨렸다.
조기귀국설이 나돌았던 이정란(33.여)씨의 경우 피랍 여부에 대해 혼선을 빚는 등 단원의 이동경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샘물교회측은 게다가 종교적 색채가 드러나면 신변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교회', '선교', '신도' 등의 용어를 쓰지 못하게 언론에 요청하는 등 감추기에만 급급했다.
사태발생 직후 샘물교회 관계자는 "피랍자들이 의료봉사를 갔고 상당수가 대학생, 간호사로 구성됐다"고 밝혔지만 피랍자 가운데 의대생은 없었고 현직 간호사 및 간호직 경력자도 극소수였다.
샘물교회측은 언론보도 자제를 요청하면서도 첫 석방된 김경자.김지나씨와 아랍권 대표방송인 알자지라와의 인터뷰를 주선, 국내 언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논란부른 박은조 담임목사 설교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는 피랍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가운데 오히려 민감하고 위험한 내용의 설교를 해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박 목사는 지난 12일 설교에서 "귀한 일을 위해 억류된 것이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이고 영광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또 26일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우리가 한국교회의 중심에 서 있다. '개독교'라 비난하는 사람들도 샘물교회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다"고 설교했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젊은 청년들을 아프간으로 부르고 두 사람이 피를 뿌리게 하는 것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샘물교회 관계자는 "교회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교활동이냐 봉사활동이냐는 보는 관점의 차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만간 교회 차원에서 책임론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성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