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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석방] 또다시 주목받는 적신월사의 역할

자유행동 2007. 8. 29. 01:34

[인질석방] 또다시 주목받는 적신월사의 역할

[사진] 적신월사

28일 한국측과 탈레반의 대면 협상을 통해 41일째 억류됐던 한국인 생존 인질 19명에 대한 전원 석방 합의가 이뤄짐으로써 협상 장소인 적신월사(Red Crescent Societies)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권의 적십자사를 의미하는 적신월사(赤新月社)는 십자가가 이슬람권에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십자가 대신 붉은 초승달을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등에서 각종 구호활동을 펼치면서 이슬람권에서 신망을 얻어왔다.

우선 적신월사는 우선 양측의 첫 대면 협상 자체를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적신월사의 중재 방안은 한국측이 먼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적신월사를 제안한 것은 이 단체가 이슬람권에서 존중받는 비정부기구(NGO)의 대표격이란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 초반 한국측 당국자는 "적신월사에 대한 이슬람인들의 이해와 존중이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적신월사가 개입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결국 가즈니주(州)의 수도 가즈니시의 적신월사 건물에서 대면 협상이 성사돼 4차례에 걸쳐 협상이 진행됨으로써 생존 인질 19명의 전원 석방이란 낭보를 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적신월사는 앞서 지난 13일 김경자, 김지나씨 등 여성 인질 2명이 먼저 풀려나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신월사가 협상 중재 자체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들 2명이 석방 결정 후 이 곳을 통해 한국측에 인도된 것만 봐도 석방 과정에 기여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배경으로 미뤄볼 때 이날 생존 인질 19명 전원 석방이란 낭보가 전해질 수 있게 된데도 직.간접적으로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4명씩 순차적으로 인도될 것으로 알려진 이들 19명의 인질은 전례를 고려하면 적신월사를 통해 인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적신월의 유래가 된 초승달(신월) 무늬는 3세기 초부터 7세기 중반까지 중동 지역을 지배했던 사산왕조 페르시아에서 왕권을 의미했으며 이후 이슬람 왕국에서 권력과 군사력을 상징하다 점차 무슬림의 형제애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변했다.

전장에서 간호부대를 가리키는 표식으로 적십자 대신 붉은 초승달(적신월)이 쓰이게 된 것은 러시아-터키(오스만 제국) 전쟁(1877~1878년) 당시 오스만 제국이 종교적인 이유로 적십자 대신 적신월을 사용했고 전쟁 상대편인 러시아가 이를 존중한데서 비롯됐다.

이후 1929년 제네바 협약이 개정되면서 국제적 공인을 받은 적신월은 초기에는 터키와 이집트에서만 사용되다 차츰 다른 이슬람권 국가들로 확대됐으며 현재는 국제적십자 및 적신월사연맹에 가입한 185국 가운데 33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