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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개혁’서 ‘화합’으로 U턴

자유행동 2007. 8. 27. 10:05

“누가 혁명하자고 했나” 이명박 ‘개혁’서 ‘화합’으로 U턴 “敗者들 마음 안 상하게 언행 조심을”

쇄신 밀어붙이다 주류 자극 우려한 듯

지난 20일 대선후보 경선 승리 직후부터 연일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문했던 이명박 대선 후보가 23일에는 ‘화합’ 메시지로 급격히 ‘U턴’했다. 자신의 발언이 인적(人的) 쇄신으로 해석되고, 이 후보 측의 ‘당 접수’ 논란이 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선 캠프 해단식에서 “지금 누가 혁명하자는 것이냐”며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합”이라고 말했다

▲ 재래시장 잇따라 방문…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한나라당후보에게 한 상인이 한복 원단을 몸에 둘러주고 있다.

◆‘개혁’에서 ‘화합’으로 방점(傍點) 이동

이 후보는 당선 다음날인 지난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색깔이나 기능 면에서 국민이 한나라당에 바라는 시대적 정신이 무엇인지 며칠 밤을 새우더라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화합’을 말하긴 했지만 양(量)이나 강도(强度)에서 ‘쇄신’ 메시지가 압도적이었다. 그는 22일에도 “정당이 비대하고 첩첩인 것은 세계적으로 없는 일”이라며 “기업의 ‘CEO(최고경영자)형’이 돼야 한다”고 했다.

때마침 이 후보 측 이재오 최고위원의 “당이 후보에게 수시로 보고하라”는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이명박이 한나라당을 인적·구조적으로 완전히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이랬던 이 후보가 23일 화합을 특별히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당 개혁보다 화합이 우선이다” “공·사석에서 패자(敗者)들이 마음 상하지 않도록 언행에 조심하라” “박근혜 후보 캠프에 아무런 감정의 응어리도 없다” “박 후보에게는 너무 빨리 연락하는 것은 결례다. 다음 주쯤 연락드리고 만나려 한다”는 말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주의란 꾸준히 발전하는 것이지, 어느 날 아침에 자고 일어나 갑자기 혁명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며 “난 원래 개혁, 혁신 이런 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파열음 나면 망한다’는 판단 때문

이 후보와 그를 도운 사람들의 상당수는 한나라당 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된다. 이런 이 후보 측이 한나라당 쇄신을 밀어붙일 경우, 박 후보 쪽에 쏠려 있던 주류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게다가 박 후보 측이 겨우 분함을 삭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 자극할 경우, 당의 분란 내지는 분열 양상까지 갈 수도 있다.

이 후보의 이날 화합 메시지는 이 같은 점을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캠프 대변인이었던 박형준 의원은 “이 후보 발언이 ‘인적 쇄신’으로 곡해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고 특별히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언으로 볼 때 이 후보가 한나라당에 당장 메스를 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후보는 과거부터 “이대로의 한나라당으로는 집권이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어제, 그제는 궁극적으로 한나라당이 가야 할 방향에 중심을 두고 ‘장기적’ ‘일반론적’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오늘은 당장 해야 할 실천적 과제로서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화합을 강조하며 당을 원만하게 운영하겠지만 결국 언젠가는 ‘이명박식 한나라당’을 만드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23일 서울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광장시장과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이후보에게 민생경제를 회복시켜달라고 호소합니다. 또, 남대문상인연합회에서 이후보는 "정부의 감세정책은 원래 한나라당 경선후보들이 주장했던 것"이라며 선거용 선심정책 으로 비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