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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논란 속, ‘이홍렬 프로필 보셨나요’

자유행동 2007. 8. 25. 13:44
학력논란 속, ‘이홍렬 프로필 보셨나요’

세라트공업주식회사, 오리온 전자, 맘모스 주점, 삼정다방, 어린이 대공원….

연예계의 학력 논란의 광풍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한 연예인의 프로필에는 다소 생뚱맞기까지 한 회사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코미디언 이홍렬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내용들이다.

이홍렬은 국내 연예인의 프로필 가운데는 매우 보기 드물게 솔직하고 자세하게 자신의 살아온 날을 적고 있다. 공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20대가 되기 전 이 회사 저 회사를 옮겨 다니며 생계를 꾸려야 했던 것이다.

그의 프로필은 1954년 6월 22일부터 시작한다. 가족사항은 물론, 태어날 당시 집 주소까지 정확히 적고 있다. 돌 사진과 가족사진, 학창시절 사진들도 정성스럽게 올려져 있다. 그의 프로필은 웹 페이지로만 5페이지에 이른다.

“1967년 3월, 한양중학교에 시험을 봐서 합격하고 입학했다.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이 있는 것을 보시곤 어머니가 상당히 좋아 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다는 그의 어린시절 사진에는 지금의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의 장난기 많은 모습은 보는 이들의 미소를 자아낸다.


이홍렬은 1970년 서울공업고등학교 요업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1972년 경기도 부천의 세라트공업주식회사에 실습을 나갔다. 물론 그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연극영화학과에 가고 싶어서 진학반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으나, 집안 형편상 다시 취업을 나가야 했기에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하고 있다.

이후 그의 프로필은 코미디언이 되기는 쉽지 않고, 마냥 놀 수는 없었던 고민이 잘 묻어난다. 만화가 견습생이 되려고 했던 적도 있다. 당시 그의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고교 졸업 후 이홍렬의 프로필은 길고 긴 코미디언 지망생의 삶을 적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한참 뒤인 1979년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정식으로 방송 데뷔를 하게 된다. 당시 출연료는 4천500원.

이후 80년도에는 본격적인 방송 생활이 시작된다. MC도 맡게 되고, DJ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CF도 찍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도 훨씬 지나, 이홍렬은 대입시험을 쳤다. 물론 당시의 체력장도 봤다. 그리고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들어가는데, 87학번이다. 대학 동기들의 삼촌뻘 나이의 이홍렬은 “너무 기뻐서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의 프로필에서 대학은 아주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 사실 대학시절 이야기도 거의 없다. 34살의 나이에 어렵게 대학에 진학한 이홍렬이지만, 방송이나 인터뷰에서도 대학시절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홍렬은 대학 4년 동안 학교생활을 성실히 한 것으로 중앙대 동문들에게 알려져 있다. 대학생 이홍렬은 졸업준비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학사 생활에도 성실하게 임했다는 후문.

학력논란을 지켜보면서 팬과 네티즌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학력이 아닌 정직함일 것이다. 학력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들은 사과를 하거나, 또는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또 포털사이트나 소속사 측에 책임을 넘기며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러한 그들의 행동과 이홍렬의 프로필은 많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욕을 먹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얼굴이 잘 알려진 공인인 만큼, 거짓말은 지탄을 받을만한 일이다. 연예인들의 프로필을 보면 의심부터 가는 요즘, 이홍렬의 프로필은 그래서 더욱 빛난다.

[사진=1980년 방송활동 할 당시 이홍렬(위)과 1967년 한양중학교 입학식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