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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어부 최욱일씨 부부 31년간의 이별… 3일간의 만남
자유행동
2007. 1. 4. 17:05
뼈만 남은 남편 “토끼 먹는 거면 다 먹었지”
홀로 자식키운 아내 “도둑질 빼곤 다 했어요”
입력 : 2007.01.04 01:07 / 수정 : 2007.01.04 10:32
- ▲ 남한의 가족들이 유일하게 갖고 있던 최욱일씨의 납북 전 사진. 납북자가족모임 사무실에 있는 사진에는 착오로‘최우길’이라고 이름이 잘못 쓰여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최욱일이 맞소? 당신 맞소?”
“그래, 내가 최욱일이오. 내가 죄인이오. 죄인이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내 모처. 1975년 8월 동해상에서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다가 31년여 만에 만난 납북 어부 최욱일(67)씨와 부인 양정자(66)씨가 서로를 부여안고 하염없이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생사(生死)도 모른 채 지내온 한 많은 지난 세월, 통곡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남들이 들을까 봐 목놓아 울 수도 없었다. 부부는 주름이 가득하고 반백이 된 서로를 한눈에 알아봤다.
“내 한시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소. 몸은 비록 이북에 있었지만 마음은 늘 고향에 있었소.” 납북 당시 172㎝의 키에, 64㎏의 건장한 선원이었던 최씨는 새까만 얼굴에 48㎏도 채 되지 않는 앙상한 모습이었다. 탈북 도중 당한 교통사고로 8바늘을 꿰맨 오른쪽 이마엔 피와 고름이 범벅이 된 ‘거즈(gauze)’가 아무렇게나 붙어 있었다. 얼굴과 온몸엔 시퍼런 멍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