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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장 목격자 있다

자유행동 2008. 7. 12. 19:11
[단독] 현장 목격자 있다
대학생캠프 참석 20대…200~300m 떨어진 곳서 지켜봐
한겨레 이정훈 기자
» 금강산 해수욕장 해변 모습.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난 11일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씨 피격사망사건 현장 부근의 야영장과 녹색펜스 사진.

2008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참가한 대학생 C씨가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촬영, 제공한 이 사진에는

관광객의 통행을 차단하는 녹색펜스와 야영장이 보인다. 연합

“동틀무렵 검정옷 여성 북쪽으로 산책
5~10분뒤 10초간격 ‘땅·땅’…비명
사람쓰러지고 숲속 군인3명 뛰어나와”

금강산 관광객 박아무개(여·53)씨의 피격 현장 근처에서 북한군이 쏜 총소리를 듣고 박씨가 쓰러진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총격 사건이 일어날 때 금강산해수욕장 해변숙소에 머물렀던 이인복(23·경북대 사학과)씨는 11일 밤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참석차 현장에 있었다”며 “새벽에 일출을 보려고 해변에 있었는데 수건으로 보이는 흰색 물체를 두르고 검정색 상·하의를 입은 한 중년 여성이 산책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밤 박씨 주검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한 관계자가 “박씨가 상·하의 검정색 옷을 입고 있었다”는 설명과 일치한다

“해변엔 나를 포함해 5명 정도 있었다
어렵지 않게 사고현장까지 갈수있어
실개천 하나 있는데 깊지 않아 보여”

이씨는 “동틀 무렵인 4시50분께 그 여성이 해수욕장 남쪽에서 북쪽으로 걸어 올라갔고, 5~10분쯤 뒤에 10초 정도의 간격으로 ‘땅’ ‘땅’하는 총성과 함께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비명과 총성이 난 쪽으로 가보니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곧이어 숲속에서 군인 3명이 뛰어나왔다”며 “사고 현장에서 200~300m 떨어진 곳에서 지켜봤는데, 군인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알기 위해서인지 쓰러진 사람을 발로 툭툭 차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북한 군인들의 훈련이나 내부사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쪽으로 돌아와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고서야 (내가 본 광경이) 한국인 관광객이 숨진 것인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변에는 나를 포함해 5명 정도가 있었다”며 “계속 현장을 보고 있는데 군인들의 시선이 느껴져 숙소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그쪽(사고 현장)까지 갈 수 있었고, 실개천이 하나 있는데 깊지 않아 보였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현대아산 쪽으로부터 전화가 와 내가 본 것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9일 2박3일 일정으로 대구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한 ‘2008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참석했다 이날 오후 남쪽으로 돌아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