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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먹자” 이상한 정부…
자유행동
2008. 7. 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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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먹자” 이상한 정부…靑·여당·재계 앞다퉈 시식회 | |||
미국산 쇠고기 수입·유통이 본격화된 이후 청와대와 정부·여당·재계가 앞다퉈 ‘미국산 쇠고기 먹기 운동’을 벌이고 있어 국민의 반감을 사고 있다. 쇠고기 졸속협상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고 재협상을 바라는 촛불 민심이 여전히 높은 마당에 국민과의 소통은 뒤로 한 채 정부가 수입 쇠고기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사이 한우값은 폭락을 거듭, 축산농가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9일 낮 서울 화곡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 재계·의료계 대표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가 열렸다. 손 회장은 “오늘의 행사가 광우병에 대한 국민 불안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8일에는 김형오 국회의장, 이윤성 부의장 내정자를 비롯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 100여명이 국회에서 ‘미국 쇠고기 등심 스테이크’ 시식회를 가졌다. 일부 의원은 “한우보다 맛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예찬론을 폈다. 이날 청와대 구내식당에도 점심메뉴로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버섯불고기가 등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에서 귀국하는 대로 미국산 쇠고기를 시식하겠다”고 공언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 2일 “미국산 쇠고기를 사다가 손자와 먹었는데 맛있고 좋았다”고 시식 소감을 밝혔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는 “일국의 정부와 여당·재계 인사들이 다국적 기업인 미국 축산업자들의 홍보역할에 나선 비정상적인 시식쇼”라며 “국민 여론은 쇠고기 재협상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한우협회 남호경 회장은 “쇠고기 협상을 잘못 해놓고 미국산 쇠고기만 선전하는 게 한국 정부인지 미국 정부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우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쇠고기 협상 체결 이후 가격 하락세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 4일 농협 축산물 가격정보기준에 따르면 암소 1마리(600㎏)의 거래가격은 415만4000원으로 지난해 7월 대비(478만2000원) 16%나 하락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에 풀리기 전인 6월 평균 거래가(430만원)보다 4%가량 값이 떨어졌다. 한우 50마리를 기르고 있는 축산농 전기환씨(47·강원)는 “20㎏짜리 사료 한 포대값이 1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50%가량 오른 반면 600㎏짜리 소값은 지난해 540만원에서 현재 480만원대까지 떨어져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는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고급육지원 등 허울뿐인 대책만 내놓고 있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우 음식점도 매출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남의 한우식당 주인 김모씨(45)는 “ ‘국내산 청정 한우’ ‘한우만 사용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여놔도 손님들이 좀처럼 들지 않아 업종 전환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송진식·이로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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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시식회 해도 시원찮은데…” | |||
ㆍ”전국 곳곳 출하 거부·농기계 반납 ‘투쟁’ “졸속협상으로 축산농민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더니 이젠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까지 열며 아물지 않은 생채기를 후벼 파고 있습니다.” “한우 소비 장려운동을 벌여도 시원찮을 판에 도대체 이게 우리나라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이 할짓입니까.” 한우 사육농가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대한상의 등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잇따라 개최하자 축산농들은 “정부와 여당이 합작해 농민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성난 농민들은 9일 전국 곳곳에서 거리로 몰려나와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광주전남 농민연대 소속 농민 1만명(경찰 추산 3000여명)은 광주시와 전남지역 10개 시·군에서 비료·사료 값 폭등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투쟁 선포식을 가졌다. 순천지역 농민들은 오전 11시 순천시청 앞 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협상 무효, 고시철회, 농자재값 폭등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시청에 트랙터 등 농기계 20대를 반납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오는 15일쯤 열리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중앙위원에서 출하 거부 투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파문은 확산될 전망이다. 한우협회 홍성지회 김봉수 회장(56)은 “병실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시식회를 TV화면으로 지켜봤는데 너무도 억울해 눈물이 났다”며 “위기에 처한 축산농가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미국의 국익을 위해 수입산 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이냐”고 분개했다. 그는 또 “지난해 250만~260만원가량 하던 송아지 값이 최근 122만원까지 내려갔다”며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한우 가격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북 포항에서 소 130마리를 키우는 김선칠씨(58)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라를 잘 운영하리라 믿고 표를 던졌지만 정부와 여당의 처사에 갈수록 실망이 크다”며 “그러니까 대통령 고향이라 처음엔 드러내놓고 비판하지 않던 축산농가와 시민들도 이제는 점차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김창호 전농경북연맹 처장은 “정부 여당이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자 미국산 쇠고기 홍보로 돌아서고 있는데 초등학생도 그런 짓은 안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국회의원들이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여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다”며 “아무리 여당 국회의원들이라고 해도 축산농가의 아픔을 이렇게 짓밟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판매 음식점들은 미 쇠고기 수입 문제가 불거진 이후 매출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우식당 주인 김모씨(45)는 “‘국내산 청정 한우’ ‘한우만 사용합니다’ 등의 문구를 써붙여놔도 손님들이 좀처럼 들지 않아 한우 간판을 떼고 업종을 전환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에서 한우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정옥씨(47·여)는 “정부와 여당이 다 짜고 쇼를 하고 있다”며 “촛불들고 거리로 나간 국민들이 우습게 보이는 모양인데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결국엔 미국산 쇠고기 안 먹고, 고급한우 먹는 거 다 안다”고 말했다. <백승목·최승현·정혁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