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 정견발표 때 박수 공평하게
박근혜는 '無心 모드'… 3층 객석 앉아 눈에 안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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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표는 1층 귀빈석 대신 지역구(대구 달성) 대의원 자리인 객석 3층에 앉아 경선을 지켜보았다. 눈에 잘 띄지않는 흰색 상의에 회색 바지 차림이었다. 그는 2시간30분 동안 한 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후보들의 정견 발표 때마다 밝은 표정으로 ‘공평하게’ 박수쳤다.
그럼에도 후보들은 박 전 대표에 대한 ‘구애’를 포기하지 않았다. 박희태 후보는 연설 도중 “박 전 대표 나오셨습니까”라며 박 전 대표를 불렀다. 박 전 대표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옆 자리의 정갑윤 의원과 대화하느라 박 후보의 말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 친박근혜계 당내 좌장격인 허태열 후보의 연설 때 허 후보가 “박 대표님 어디 계십니까”라고 외치자
박 전 대표는 자리에 앉은 채 오른 팔을 들어 인사했다. 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허 후보는 “박 전 대표에게 격려의 박수 부탁한다”고 다시 한 번 외쳤고, 박 전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대의원들의 눈은 온통 박 전 대표 쪽으로 쏠렸다.
박 전 대표 주변에 앉은 이혜훈 구상찬 유정복 의원 등 측근들은 “짠 게 아니다”고 손사래를 치며 몰려드는 대의원들을 돌려 보냈다. 허 후보 다음 연설 순서가 박 전 대표의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정몽준 후보였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2년 전 전대에서 이재오 전 의원 연설 도중 자리를 옮겨 대의원들의 이목을 끈 것이 ‘연설 방해’라는 논란을 빚은 것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대의원들 중 첫번째로 투표를 마친 뒤 “새 지도부가 협력해서 잘 했으면 좋겠다”는 언급만 하고 전당대회장을 떠났다.
이날 박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조우’는 없었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입장할 때와 축사를 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한참 동안 박수를 쳤다. 다만 다른 대의원들처럼 “이명박!”을 연호하진 않았다. |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