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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사제단 시청 앞 시국미사 열어

자유행동 2008. 7. 1. 00:31

정의구현사제단 시청 앞 시국미사 열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신부 전종훈, 이하 사제단)이 주최하는 ‘국민존엄을 선언하고 교만한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상 시국회의 및 미사’가 30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신부와 수녀, 일반시민 등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에 앞서 오후 6시부터는 사전미사가 진행됐다.

2005년 평택 대추리에서 미군기지 미군기지 확장반대 시국미사 이후 3년 만이다.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올리는 건 1987년 6월항쟁 이래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80년 광주민중항쟁과 87년 박종철 군 사망사건 진상 공개 등 사제단이 시국의 분수령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던 만큼, 이번 ‘시국미사’ 역시 그 의미가 크다.

사제단은 ‘대통령의 힘과 교만을 탄식함’이라는 제목의 강론에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오늘의 폭력상과 거짓들을 지켜보며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제단은 “촛불에 담겼던 간곡한 뜻은 짓밟혔고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의 존립근거에 대하여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또 “공권력이 저지르는 폭력과 오늘의 혼란을 아프게 바라보면서 주권재민을 외치는 시민들의 고뇌에 동참하되 기도와 성찰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여겨 오늘까지 의견 표명과 행동을 하지 않고 지냈지만 이제는 그런 절제가 아무 의미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고 미사 이유를 밝혔다. 사제단은 “신앙의 이름으로 국가권력의 오만을 엄중하게 나무라고, 복음의 지혜로 우리의 나아갈 바를 궁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제단은 “정부는 26일 장관고시를 관보에 게재해 국민 건강권과 검역권 그리고 국가 주권과 자존감 회복을 요구하던 국민의 염원을 철저히 짓밟았다”며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사제단의 시국미사가 끝난 오후 8시께부터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며, 사제단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천주교에 이어 불교계도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국법회를 봉행한다. 기독계도 YMCA와 NCC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하는 시국기도회를 7월3일 열 계획이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