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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류첸코, 미운 오리에서 득점왕 후보로

자유행동 2008. 6. 22. 07:37
[유로 포인트] 파블류첸코, 미운 오리에서 득점왕 후보로



러시아 대표팀의 최대 취약점이 골 결정력으로 지적된다는 사실은 최전방 공격수 로만 파블류첸코(26.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게는 굴욕적인 이야기다.

실제로 러시아는 D조 1차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수 차례 좋은 공격 기회를 만들고도 마무리에서의 결정력 차이로 인해 1-4의 참패라는 결과를 맞이했고, 2차전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를 하고도 겨우 한 골 차로 신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많은 비난이 파블류첸코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파블류첸코는 22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의 상크트 야콥 파크에서 열린'유랍축구연맹(UEFA) 유로2008 오스트리아-스위스' 8강전 경기에서 감각적인 선제골 득점을 비롯해 연장전에 크로스바를 강타한 대포알 슈팅 등 경기 내내 대회 최고의 우승후보로 꼽힌 네덜란드 수비진을 위협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앞서 스웨덴과의 D조 3차전 경기에서도 침착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8강행을 이끌었던 파블류첸코는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비록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동점골로 직접적으로 승패를 가른 골을 터트리진 못했으나 4강으로 가는데 큰 공헌을 했다.
헤딩슛과 오른발 슛, 왼발 슛으로 4경기에서 3골을 올린 공격수에게 더 이상의 비난은 무의미할 것이다.

이날 득점으로 어느 덧 이번 대회에서만 3골을 기록한 파블류첸코는 스페엔의 다비드 비야(4골)에 이어 득점 2위로 올라섰다. 저조한 마무리 능력으로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그는 어느 새 득점왕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

파블류첸코의 활약은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징계 복귀 시점과 맞물린다. 이전까지 파블류첸코는 공격진에서 모든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파벨 포그레브냐크가 대회 직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아르샤빈이 퇴장 징계로 초반 2경기를 결장하게 됨에 따라 러시아는 공격진의 가용 자원이 파블류첸코 밖에 남지 않았고, 원톱으로 출전한 파블류첸코는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는 물론 강한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마무리 집중력이 크게 저하된 모습이었다.

188cm의 장신임에도 민첩하고 유연하며,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파블류첸코는 이미 유로2008 예선전 당시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홀로 2골을 몰아치며 스타덤에 오른 바 있다. 자국 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으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이미 득점력을 인정받은 파블류첸코는 러시아 대표팀에서 A매치 20경기 출전만에 9골을 기록 중이다.

2005년에 처음 국가 대표팀에 선발된 파블류첸코는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만 8골을 몰아쳤다. 그의 골은 폴란드, 세르비아, 잉글랜드,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등 강팀들을 상대로 터져나와 높은 순도를 자랑한다.

히딩크호 최고의 저격수 파블류첸코가 과연 러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러 대회 득점왕에 등극할 수 있을까? 이제 파블류첸코의 발 끝에 탄식이 아닌 기대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Gettyimages/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