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개인 인터넷방송] 편파 중계가 우리 매력이지 ^ ^
    종합게시판 2006. 9. 16. 11:36
    “편파 중계가 우리 매력이지~ 하하”
    프로야구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야구광 조용석·정태석·김형성씨
    캠코더로 경기 찍고 직접 해설 자신이 좋아하는 팀 일방 응원
    인기방송은 5000~6000명 시청

    “두산 파이팅. 팬 여러분 기뻐해 주십시오. 손시헌 적시 2루타입니다. 오늘 두산이 이깁니다!” 마치 외국 팀과 싸우는 한국 팀 중계를 하는 것처럼 캐스터는 일방적으로 한 팀을 응원했다. “아니, 방송을 하면서 그렇게 편파적인 중계를 하면 됩니까?”

    “괜찮아요. 두산 팬을 위한 중계인데요.” 캐스터는 한술 더 떠 상대팀을 은근히 약 올린다. “요즘 저 팀은 방망이가 완전 따로 놀아요.”

    두산의 골수 팬 조용석(21·극동대 1년)씨는 프로야구가 벌어지는 저녁이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디지털캠코더 2대로 두산 베어스의 경기 모습을 촬영해 가며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하기 때문이다. 캠코더를 조작하는 동시에 노트북 컴퓨터를 켜 놓고 화면을 체크하면서 쉴새없이 말을 쏟아내는 품이 방송 생활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캐스터 같다.

    “혼자서 카메라맨, 캐스터, 해설자, PD까지 1인 4역을 하는 거죠. 매일매일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방송 끝나면 녹초가 되죠. 그래도 덕분에 경기 잘 봤다는 두산 팬의 격려에 보람을 느낍니다.”

    ▲ 열혈 야구팬인 조용석씨가 디지털캠코더와 노트북을 이용해 직접 두산 경기를 인터넷으로 중계하고 있다. /오종찬 객원기자
    조용석씨 같은 사람을 ‘BJ’라 부른다. ‘Broadcasting Jockey’의 준말로 ‘DJ’에 빗대 생겨난 말이다. ‘개인 중계자’로 번역할 수 있다.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아프리카(www.afreeca.com)’가 지난 7월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중계권을 사오면서 조씨 같은 BJ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대부분 기존 공중파나 케이블 TV 방송의 중계를 받아서 자신의 음성이나 자막만 넣는 ‘반쪽 중계’가 많지만 직접 방송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조씨가 제작, 송출하는 방송은 하루 평균 5000~6000명의 시청자를 자랑한다.

    LG 경기를 중계하는 정태석(30)씨는 조금 더 규모가 크다. 처음엔 혼자였지만, 양질의 방송을 위해 LG팬 4명으로 방송 팀을 꾸려 카메라맨과 해설가 등 역할을 분담했다. 인천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정씨는 중계를 위해 일당 4만원의 아르바이트생에게 가게를 맡기고 잠실까지 달려온다. 스태프들은 모두 무료 봉사. 그래도 회식비 등 적지 않은 돈이 깨진다. 하지만 방송으로 얻는 혜택은 거의 없다. 홈경기 지정석 무료입장이나 더그아웃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권한 정도다.

    이런 개인중계의 매력은 ‘편파성’. 방송은 철저히 BJ가 좋아하는 팀 위주로 진행된다. 카메라는 그 팀 선수 위주로 따라다니고, 해설엔 상대팀에 대한 험담도 곧잘 등장한다. 중간중간 응원가를 트는 건 기본이다. 개인중계를 즐겨보는 김동현(40)씨는 “채팅방에서 팬들끼리 선수나 감독을 욕하고, 작전도 같이 짤 수 있어 일방적으로 보기만 하는 TV중계보다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개인 중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에 대해서는 훤히 꿰고 있다. 기아 경기를 중계하는 김형성(31)씨는 경기 전 신문과 인터넷을 뒤져 기아 관련 자료를 꼼꼼히 수집한다. 또 더그아웃에 내려가 선수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듣는다. 김씨는 “김상훈 선수 아들이 돌이라 팀 분위기가 좋다는 식의 이야기를 전해주면 팬들이 좋아한다”며 “미국 메이저리그에는 각 팀을 전담하는 해설자가 있는데,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훈기자 inout@chosun.com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