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땅콩 남현희, "투구에서 냄새 엄청 나요. 떨어지세요"
    2008 베이징 올림픽 2008. 8. 12. 11:07


    "제 근처에 오지 마세요. 펜싱 투구에서 땀냄새 엄청 나거든요."


    지난달 9일 태릉선수촌 펜싱 대표팀 훈련장.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막바지 훈련에 한창이던 남현희(27, 서울시청)가 취재진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무더위 속에서 두터운 펜싱도복을 온몸에 걸치는 데다 얼굴 전체를 가리는 펜싱 투구까지 쓰면 몇 분만 가만히 있어도 찜질방에 들어온 듯 전신이 땀으로 흠뻑 젖게 마련이다.



    때문에 땀냄새가 가실 날이 없는 상황에서 취재진이 올림픽 준비 상황을 묻기 위해 다가서자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며 그렇게 말한 남현희였다.

    땀범벅이 된 남현희에게 베이징 올림픽에서 어떤 목표로 나서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최대한 메달을 따는 데 노력해야죠. 펜싱 같은 비인기 종목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하려면 올림픽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내지 않으면 안되거든요"라고 말했다.

    비인기 종목, 그렇다. 펜싱을 비롯해 핸드볼, 하키, 심지어 박태환이 버티고 있는 수영도 평상시에는 대중과 언론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종목이다.

    그녀는 그러한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는 듯 올림픽 메달에 대한 강한 집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남현희는 연습장 구석에서 자신의 인터뷰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동료 선수들을 가리키며 "저는 그나마 이렇게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저쪽에 있는 펜싱팀 동료들은 올림픽이 다가와도 관심을 많이 못받고 있어요.

    펜싱이 보다 관심받는 종목이 되기 위해서라도 동료들과 함께 베이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거예요"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강한 다짐 속에 베이징을 찾은 남현희는 기어코 세계를 향해 쾌검을 내뻗었고,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렸다.

    그것도 이탈리아라는 세계 여자 펜싱 최강국 선수들과 연이어 상대해서 말이다.


    11일 밤 펜싱 여자 플뢰레 결승전이 끝나는 순간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땀으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그리고 옆구리에는 그녀가 '주의를 준' 땀 냄새 나는 투구가 끼어 있었다. 열전의 순간을 전하는 듯 투구에서는 김이 조금씩 피어 올랐다.

    물론 그 투구에서는 땀 냄새가 진동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남현희의 노력이 함께 흘러내린 그 땀 냄새를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IT는 아이뉴스24, 연예스포츠는 조이뉴스24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