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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메달 남현희, 여자펜싱 44년만의 첫 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2008. 8. 12. 08:00




    운명의 4초… 남현희 '금같은 은메달'


    '미녀 검객' 남현희가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세계 랭킹 4위인 남현희(서울시청·27)는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백전노장 베찰리 마리아 발렌티노를 맞아 끝까지 선전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연달아 점수를 내주면서 5대6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남현희는 하지만 한국 여자 펜싱 선수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철의 심장'이라는 별명의 세계 1위 베찰리는 시드니 올림픽과 아테네 올림픽에서 2연패를 기록하는 등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

    남현희는 이날 1라운드는 베찰리에 3대0으로 뒤진 채 끝냈지만, 2라운드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4대3까지 따라붙었다. 남현희는 마지막 3라운드에서 종료 1분 전 동점을 만든 뒤 41초를 남기고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종료 4초 전 결승점을 내줘 아쉽게 무릎에 꿇었다.

    남현희는 앞서 열린 준결승에선 이전까지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는 세계 랭킹 2위 이탈리아의 조반니 트릴리니(38)를 15대10으로 물리쳤다.

    남현희 선수가 출전한 플뢰레 경기는 가늘고 유연성이 좋은 칼을 사용, 상대방의 몸통을 찌르는 것만이 유효한 경기다.

    에페는 상대방의 전신을 찌를 수 있으며, 플뢰레나 사브르보다 무거운 칼을 사용할 수 있다.

    사브르는 베기 또는 찌르기를 유효로 하며, 공격 범위가 머리, 상체, 양팔도 포함된 경기다.




    2004년 아테네대회 8강 이후 기나긴 4년이었다. 종목 최단신인 1m54의 키는 부담이었지만, 남현희는 이를 장점으로 바꾸었다.

    세계 최강인 이탈리아 선수들은 1m65 전후. 16강전에서 이긴 헝가리의 가브리엘 바르가는 1m79로 25cm 차이가 나 중국 관중들은 초등학생과 어른이 대결을 벌이는 것 같다며 수근거리기도 했다.

    이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스피드와 상대를 현혹시키는 엇박자 스텝이었다. 상대의 공격 범위를 벗어나 있다 순식간에 공격하는 전략에 유럽의 덩치 큰 선수들은 당황했다.

    하지만 스피드와 민첩성이 뛰어난 이탈리아 선수들은 아예 거리를 주지 않다가 역습에 나서는 전략으로 남현희를 공략해왔다.

    김상훈 플뢰레 종목 코치는 "이탈리아 선수들을 대비해 바짝 접근해 다양한 각도에서 공격하는 맞춤 훈련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남현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2005년 말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쌍꺼풀 성형 파문'이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도중 무단으로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선수 자격 2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감독에게 허락 받은 사실이 밝혀지며 6개월 자격 정지로 '감형'됐고,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남현희는 "극단적인 경험을 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남현희는 남자 사브르 대표인 원우영과 연인 사이로 태릉선수촌의 대표적인 '단짝 커플'이다.


    플뢰레

    펜싱 종목에는 플뢰레(Fleuret)와 에페, 사브르(Sabre)가 있다.

    플뢰레와 에페는 칼끝으로 유효 부위를 공격하며, 사브르는 칼로 찌르거나 칼날, 칼등으로 공격해도 점수를 얻는다. 플뢰레는 유효 공격 부위가 팔과 다리, 머리를 제외한 몸통으로 제한돼 있고, 사브르의 유효 부위는 허리뼈보다 위이며 머리와 양팔도 포함된다. 에페는 온 몸이 유효 공격 부위다. 국제펜싱연맹은 이번 대회부터 공정한 판정을 위해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했다.







    특별취재단 = 남현희(27.서울시청)의 얼굴은 땀으로 온통 젖어 있었다.

    금메달을 놓쳤는데도 울지 않았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세계 최고의 검객을 맞아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쳤다는 자부심이 들었다.

    남현희는 11일 저녁 중국 베이징 올림픽 그린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노장 발렌티나 베잘리(34.이탈리아)에게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은메달이 결정됐을 때 많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세계 1위에게 도전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이날 마지막 세트인 3세트(3분) 종료를 1분 남기고 4-4 동점을 만든 뒤 41초가 남았을 때 5-4로 역전했지만 남은 시간 동안 2차례 공격을 허용하며 6-5, 1점 차이로 패했다.

    그는 “게임이 잘 풀려서 만족하지만 조금 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남현희는 마지막 세트에서 역전에 성공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역전에 성공하고 나니 자신이 있었다. 내 나이가 더 어리기 때문에 스피드를 이용해 남은 시간을 풀어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베잘리는 역시 노련하더라. 빠르게 움직일 때 보통 선수는 일단 피한 뒤 공격 동작이 나오는데 그는 바로 단순공격이 나왔다. 내 게임 운영이 한 단계 아래였다”고 덧붙였다.

    남현희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에서 베잘리와 맞붙은 적이 있다.

    남현희는 “처음 대결했기 때문에 상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당시에는 내가 게임 운영을 잘하지 못해 많은 점수 차로 졌다. 하지만 그때 베잘리와 상대하면서 내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남현희는 “나나 베잘리나 칼을 피한 뒤 찌르는 동작에 능하다. 먼저 들어가는 선수가 지고 수비가 항상 이긴다. 그래서 오늘 결승전에서는 공격을 많이 안 했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을 털고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려던 남현희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펜싱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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