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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성어로 배워보는 ‘사마귀’ 이야기
    종합게시판 2007. 9. 8. 18:14
    사자성어로 배워보는 ‘사마귀’ 이야기

    지구상에서, 그리고 동서고금에서 가장 큰 길은?


    ‘비단길(실크로드: silk road)이다. 그런데 이 위대한 길은 누가 만든 길일까? 그렇다. 벌레(곤충)이다. 나방이다. 다시 말해서 누에나방이다. 알에서 애벌레가 되고 고치가 된다. 고치를 삶아서 아름다운 실로 비단을 만든다. 동양의 왕후장상은 물론 돈깨나 있는 일반인들 조차 이 황홀한 옷감은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 동서를 막론하고, 서양의 왕족과 귀족들을 대상으로, 교역의 큰 길을 마다하지 않고 떠 날 수 밖에.


    지구상의 가장 큰 길, 즉 ‘비단길’이 이래서 생겨난 것이다. 서양에서는 비단을 팔고 그 대신 금과 보옥, 더 나아가 천마(天馬: 우선 ‘좋은 말’ 정도로 알아 놓고…)를 동양으로 사가지고 왔던 것이다. 서양의 눈으로는 ‘비단길’, 동양의 눈으로는 ‘천마길’인 것이다.(이제는 ‘비단길’로만 남고 ‘천마길’로는 자취를 감춘 것이다.)
    어쨌거나, 동서고금 최고의 길-‘비단길’은 그래서 문물이 오고 갔다. 각종 물건들이 오고가고, 종교가 오고가고, 문학이 오고가고,……

    우리는 가끔, ‘버러지(벌레) 같은 것’쯤하고 하잖게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재미있는 사자성어(四字成語)인 벌레(?) 하나를 이야기해 보자. 당랑거철(螳螂拒轍)은 버마재비 당(螳), 버마재비 렁(螂), 막을 거(拒), 수레바퀴 자국철(轍)이다. 이 사자성어의 사전은 ‘사마귀[螳螂]가 앞발을 들고 수레바퀴를 가로막는다는 뜻. 곧 ① 허세. ② 미약한 제 분수도 모르고 강적에게 항거하거나 덤벼드는 무모한 행동의 비유’이다. 비슷한 말로 당랑지부(螳螂之斧), 당랑당거철(螳螂當車轍), 당랑지력(螳螂之力)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옛 책 ‘한시외전(韓時外傳)’에서 옮긴이야기다.

    춘추시대인 제(齊)나라 장공(莊公: B.C.794∼731) 때의 일. 어느 날, 장공이 수레를 타고 사냥을 하러 나섰다. 이 때 웬 벌레 한 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螳螂之斧]' 수레바퀴를 칠 듯이 덤벼드는 것을 보았다.
    "허, 맹랑한 놈이군. 저건 무슨 벌레인고?" 장공이 묻자 수레를 호종하던 신하가 대답했다.
    "사마귀라는 벌레이옵니다.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지 물러설 줄은 모르는 놈이 온데, 제 힘도 생각지 않고 강적에게 마구 덤벼드는 버릇이 있사옵니다."
    장공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렇게 말했다. "저 벌레가 인간이라면 틀림없이 천하 무적의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미물이지만 그 용기가 가상하니, 수레를 돌려 피해가도록 하라."」바로 이 고사에서 나 온 말이 ‘당랑거철(螳螂拒轍)’인 것이다.
    ‘당랑’은 ‘사마귀’의 우리말. ‘당랑거철(螳螂拒轍)’의 뜻과 비슷한 우리 속담을 꼽으로면 ‘ ’하룻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른다‘쯤 될까?




    이제 재미있는 사마귀를 보자.
    사마귀는 곤충분류학상 ‘곤충강 사마귀목 사마귀과’에 속한다. 지구상에는 약 1,600종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4종을 꼽을 수 있다. 사마귀, 좀사마귀, 왕사마귀, 황나사마귀가 있다.


    사마귀는 ‘숲속의 무법자’로 곤충사회에서는 무서운 존재다. 생김새부터 사나워 보인다. 실제, 사마귀는 사냥의 명수. 위장을 하는 자세도 자세인데다가 장비가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냥거리를 잘 볼 수 있고, 또한 지독한 지구력! 우선 자신의 위장술로 풀에 있는 곤충들은 물론이고 사람들 조차 그 모습을 알아챌 수가 없다.

    몸색깔이 보호색이라 더욱 숨어 있기 편리하다. 풀잎과 구별하기가 어렵다. 장비는 어떤가? 앞다리의 돌기가 낫처럼 되어있어 곤충을 쉽게 잡을 수 있다. 무기(장비)도 무기이지만, 기술도 뛰어나 사람들은 ‘당랑권법(螳螂拳法)’운운 하며 사마귀의 무술을 응용하기도 한다. 시력(視力)은 또 어떠한가! 어두운 밤에도 활동하기 쉽도록 눈이 발달하였다.

    사마귀는 커다란 겹눈과 홑눈 3개가 있으며 밤에는 큰눈이 검게 되면서 나방이나 벌레들을 잘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마귀는 어두운 밤에도 검은 눈을 반짝이며 나방 등을 잡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지구력! 사냥거리를 위해 몇 10분, 심지어 볓 시간씩 기다릴 줄 안다.


    참 뛰어난 사냥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암놈의 사냥술에는 슬픈 사연도 있다. 수놈조차 잡아 먹는……. 이유는 있다. 앞으로 남을 많은 자식들을 위해 고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 앞에 수놈 조차도 먹어치우지 않을 수 없다.

    가을이 다가오면, 사마귀 암놈들은 자식농사를 짓기 시작해야 한다. 짝짓기를 하고, 곧이어 알을 낳기 위해 알집을 만들어야 한다. 사마귀 암컷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배끝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한 액체 거품을 바르고 그속에다 알을 낳는다. 거품은 단열개 역할을 해 겨울나기를 할 수 있다. 이 집에는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300여개까지 알을 낳는다.


    5월쯤이면 알들이 깨어난다. 집에서 나온 새끼들이 쏟아져 나온다. 새끼들의 사마귀는 아직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어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 새끼들은 다른 곤충들의 먹이로, 그리고 자신의 먹이를 위해 열심히 숲 속으로 삶을 시작한다. 사마귀는 먹이 피라밋의 상충부이기도 하지만, 그 아래 생명세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 많은 곤충종들의 균형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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