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부자들은 산 정상에 살며 반짝이는 홍콩 야경을 감상한다. 아프리카 부자들은 저택에서 코끼리나 사자를 사육한다. 호주 부자라면 두 말할 필요 없이 해안 저택에서 햇빛을 만끽할 것이다.
 세계 최고가 주택들은 가격 말고 별 공통점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억 달러를 호가하는 영국·미국의 궁궐 같은 집에서부터 1,000만 달러가 안 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저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실 공통점은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햄프턴스, 프랑스 동남부의 코트다쥐르, 호주의 골드코스트나 미국 뉴욕, 영국 런던 같은 비즈니스 중심가가 대표적인 예다. 인기 있는 지역의 초호화 주거지는 세계 곳곳에서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 찾아온 사람들로 넘쳐난다.
국제적인 부동산업체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가 발간한 <2006 인터내셔널 레지덴셜 리뷰>(2006 International Re- sidential Review)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의 고급 주택 시장은 급성장했다. 집을 한 채 더 장만하려는 추세가 주 요인이었다. 나이트 프랭크는 올해 해외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신흥시장 부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트 프랭크의 주택 리서치 담당 리엄 베일리는 "이런 추세가 5년 전 러시아인들로부터 시작됐다"며 "진짜 돈 많은 러시아 구매자들이 런던의 고급 주택 가격을 올려놓았다"고 들려줬다.
베일리의 말을 더 들어보자. "신흥 부유층이 탄생하고 있는 중국·브라질 등지에서도 똑같은 추세가 전개될 듯하다. 현재 백만장자 수에서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백만장자 수의 증가 가능성에서 보면 어마어마하다." 나이트 프랭크는 홍콩의 고급 주택 가격이 2003~2005년 사이 두 배로 뛰었다고 밝혔다. 중국 부자들은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도 더 많은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 두바이의 경제가 호황을 띠면서 해외 부동산, 그 중에서도 특히 런던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두바이 사람도 늘고 있다.
포브스는 6개 대륙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최고가 주택 10채씩 선정했다. 세계 부동산 시세표를 면밀히 조사하고, 세계 최고의 중개인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선정 대상을 주택으로 한정하고 토지는 규모 혹은 투자 가치와 상관없이 모두 제외했다. 목장이나 포도원처럼 상업 용도의 부동산은 훌륭한 주거 시설이 함께 갖춰져 있는 경우에만 포함시켰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고가 주택 톱 10'을 선정했다.
세계의 고가 주택을 모두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부 주인은 사전에 엄선한 매입 희망자에게만 집을 구경시켜 준다. 호가를 밝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포브스는 집주인이나 중개인으로부터 호가를 확인한 주택, 그리고 호가가 적정한 주택만 리스트에 올렸다. 올해 호가가 1억 달러 이상인 주택은 네 채다. 적은 수이지만 엄청난 가격이다.
베일리는 "지난 2년 사이 괄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최고급 주택 가격의 급상승"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원인은 역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었다. 런던에 주택을 마련할 재력가라면 이미 부자 동네로 이름난 메이페어나 켄징턴의 집을 원한다. 베일리의 말을 다시 들어보자. "부동산 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2~3년 사이 수요가 2~3배로 증가할 수 있다. 부자들은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사고 싶어 사는 것이다. 원하는 집이 있으면 가격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이번 리스트에서 궁궐 같은 영국의 신축 대저택 업다운 코트(Updown Court)가 1위를 차지했다. 업다운 코트에는 위압적인 매력이 있다. 방 103개와 수영장 5개, 열선이 깔린 대리석 진입로가 있다. 업다운 코트에 없는 것은 주인이다. 애초에 돈 많은 부자, 특히 외국인을 겨냥해 지은 집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는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내놓은 웅장한 대저택이 있다. 해안과 직접 연결된 집은 으리으리하고 호화롭다. 바닥에는 대리석이 깔려 있고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온실도 있다. 샹들리에 같은 세부 장식은 없다. 2년 전 트럼프가 구입해 되팔려고 새롭게 단장하기 시작한 이래 아무도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급 주택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보기 드문 동네 분위기다. 이는 영국이든 모로코의 마라케시같이 이국적인 곳이든 마찬가지다. 업다운 코트는 영국 여왕이 사는 윈저성(城)과 가깝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부동산은 항상 생겨난다. 터키의 이스탄불에 대저택 두 곳이 새로 들어섰다. 그 중 하나는 1억 달러를 호가한다. 세계적으로 억만장자가 늘고 있다지만 1억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할 만한 재력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서양보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경관을, 거실의 금박 장식보다 맵시 있는 현대식 스타일을 선호하는 부자는 더 적다.
1 업다운 코트(Updown Court) 1억3,900만 달러/ 영국 윈들스햄 세계 최고가 저택에 오른 것은 환율 덕이다. 그럴 자격도 충분하다. 아직 아무도 살지 않는 업다운 코트는 방 103개, 수영장 5개, 50석 규모의 영화관을 갖추고 있다. 금박 장식의 서재에서부터 열선이 깔린 대리석 진입로에 이르기까지 집 전체가 그야말로 호화판이다. 스쿼시 코트와 테니스 코트도 마련돼 있다. 근처 윈저성에 사는 여왕을 알현할 일이 있다면 모를까.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을 듯.
2 스타우드 에스테이트(Starwood Estate) 1억3,500만 달러/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 역시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역임한 반다르 빈 술탄 빈 압둘 아지즈(Bandar bin Sultan bin Abdul Aziz) 왕자가 매물로 내놓은 11만6,300평짜리 목장 주택이다. 스타우드는 침실 15개와 욕실 16개가 딸린 1,570평짜리 맨션, 몇 동의 작은 별관, 마구간, 테니스 코트, 실내 수영장으로 이뤄져 있다.
3 메종 드 라미티에(Maison de L’Amitie) 1억2,500만 달러/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2004년 도널드 트럼프는 보건의료 업계 거물로 군림한 바 있는 에이브 고스먼(Abe Gosman)의 대저택 메종 드 라미티에를 파산 경매에서 4,125만 달러에 매입했다. 트럼프는 볼룸겳쩍?30m의 수영장이 딸려 있는 데다 145m의 해안가와도 면한 대저택을 개조해 미국 주택 중 최고가에 매각할 계획이다.
4 워터프런트 에스테이트(Waterfront Estate) 1억 달러/ 터키 이스탄불 이스탄불이란 다소 뜻밖의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과 맞닿은 부지 920평에 건평 840평의 호화 공간으로 방 64개가 딸려 있다. 거실 벽면의 금박 장식과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특징이다. 이색적인 것은 60m의 부두가 가설돼 있다는 점이다.
5 토프락 맨션(Toprak Mansion) 9,200만 달러/ 영국 런던 터키의 기업인 할리스 토프락(Halis Toprak)이 런던에 신고전주의풍 궁전을 지었다. 또 다른 초호화 저택이 런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관리인과 손님용 아파트를 제외한 주거 공간이 모두 787평이다. 내부에는 똑같은 모양의 대형 계단 2개, 주방 4개, 길이가 24m나 되는 대형 응접실이 있다. 수영장·터키식 욕실겭玲爾ぐ?딸린 실내 레저 시설·조경이 아름다운 2,450평의 정원도 있다.
6 스리 폰즈(Three Ponds) 7,500만 달러/ 미국 뉴욕주 브리지햄프턴 7만3,000평이 넘는 농장 햄프턴스(Hamptons)가 딸린 대저택 스리 폰즈는 부지 내의 호수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인증한 리스 존스(Rees Jones) 골프장?4개 정원?3m의 수영장겳돎箚換?있다. 건축가 앨런 그린버그(Allan Greenberg)가 디자인한 본 건물에는 8.5m 높이의 돔형 천정을 갖춘 큰 방이 있다.
6 포르타벨로 에스테이트(Portabello Estate) 7,500만 달러/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로나델마르 대저택 포르타벨로 에스테이트가 높은 가격에 나온 것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2년 완공된 초현대식 포르타벨로는 840평으로 침실 8개, 욕실 10개가 딸려 있다. 독특한 디자인은 앵무조개를 연상시키며 여러 방으로 둘러싸인 석굴 같다.
피에르 펜트하우스(Pierre Penthouse) 7,000만 달러/ 미국 뉴욕주 뉴욕 뉴욕의 호화 호텔 가운데 하나인 피에르 꼭대기에 자리 잡은 트리플렉스다. 원래 호텔 볼룸이었던 넓은 응접실에 지금은 높이 6m의 프랑스풍 문들이 설치돼 있다. 뉴욕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투자자이자 작가인 마틴 즈웨이그(Martin Zweig)가 소유한 트리플렉스는 벽널로 꾸민 서재·저장고·대리석 계단과 욕조를 갖췄다.
9 록슬리 홀(Locksley Hall) 6,500만 달러/ 미국 캘리포니아주 벨버디어 저택에서 바라보는 경관만으로도 6,5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 침실 6개가 딸린 280평의 저택에서 샌프란시스코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오늬 무늬 바닥재·욕조가 볼만하다. 특히 정문은 미국 언론계 제왕이었던 윌리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의 대저택 허스트 캐슬(Hearst Castle)을 디자인한 줄리아 모건(Julia Morgan)의 작품이다.
9 오션프런트 에스테이트(Oceanfront Estate) 6,500만 달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 해안가 저택치고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저택에 딸린 땅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대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절벽 위 대지 8,600평에는 마구간 2개·수영장·코트가 있다. 사유지는 호젓하게 해안과 연결돼 있다. 침실은 7개다.
9 골드코스트 맨션(Gold Coast Mansion) 6,500만 달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마감재는 프랑스산 석회석이다. 완공까지 2년 더 남았다. 은행에 8억 달러가 예치돼 있지 않으면 구경도 못한다. 극적인 신고전주의풍의 빌라는 2년 전 3,200만 달러에 팔린 바 있다. 억만장자 이웃들 가운데 게티(Getty) 일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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