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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영상] `거미줄 이슬 털기’ 미세동작 첫 포착
    종합게시판 2008. 9. 18. 06:59

    ‘거미줄 이슬 털기’ 미세동작 첫 포착

    충남 서산 부춘중 학생들 카메라에 담아
    습기에 약한 거미줄 구하려는 생존본능
    입·발 이용해 던지기·퉁겨내기 자유자재



    거미가 이슬방울을 내던지는 순간. 사진 오른쪽 발끝에 있는 공 모양이 이슬방울이다. (위) 새총을 쏘듯이 거미가 발로 거미줄을 잡아당겼다가 놓자①② 사진 왼쪽 아래쪽에 이슬방울들이 순식간에 퉁겨나가고③ 몇 방울만 남았다④. 충남 서산부춘중학교 과학반 제공


    이른 아침에 거미줄에 대롱대롱 달린 이슬방울들을 거미가 발과 입을 이용해 부지런히 털어내

    는 진기한 장면들이 카메라에 처음 포착됐다. 거미는 이슬을 발의 잔털로 흡착해 거미줄 밖으

    로 털어내거나, 입으로 빨아들여 농구공처럼 내던지기도 하며, 새총 쏘듯이 거미줄을 당겼다

    놓아 퉁겨내기도 했다.


    왕거미과에 속한 거미들이 이슬을 제거하는 이런 독특한 행동은, 올해 전국과학전람회에서 학

    생부 대통령상을 받은 충남 서산시 서산부춘중학교 1학년 조성민·최지우(13)군의 거미 관찰탐

    구를 통해 처음으로 세세히 밝혀졌다. 학생들은 238건의 동영상과 수많은 접사 사진을 찍으며

    기생왕거미, 무당거미, 먼지거미, 긴호랑거미 등 13종 왕거미의 행동을 관찰했다.


    ■ 새총 쏘듯, 공 던지듯 이슬 제거 조군과 최군은 올해 초 탐구활동을 시작해 여름부터는 거의

    날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거미가 이슬을 없애는 현장인 뒷산, 폐교, 저수지 같은 곳의 거미줄

    을 찾아다녔다. 이슬을 없애는 거미 행동들은 가지가지였다.

    “기생왕거미만 해도 세 가지 방법을 써요. 첫째 다리 끝의 미세한 털로 이슬을 흡착해요.

    다음에 거미줄 아래쪽으로 재빨리 몸을 돌리고는 이슬을 거미줄에 놓고 새총 쏘듯이 줄을 퉁기

    면 이슬이 날아가요. 어떤 때엔 더듬이(촉지)와 첫째 다리를 써서 입으로 빨아들인 뒤에 내뱉는

    식으로 던지기도 하지요. 이슬이 잘 털어지지 않으면 거미줄이 걸린 나무나 풀 쪽으로 가서 거

    기에 흡착시키는 방법도 있고요.”

    어떤 거미는 한 번 줄을 퉁겨 여러 이슬방울을 한꺼번에 털어낸다. 또 어떤 거미는 거미알주머

    니 주변에 맺힌 이슬방울을 제거하는 데 공을 들인다. 발로 이슬을 걷어차기도 한다.

    공통점도 있다. 이슬 제거는 대체로 동튼 뒤 2시간 전까지, 해지기 전 2시간 동안에 관찰됐으며,

    털어내는 이슬 크기는 지름 1㎜ 정도였다.

    ‘바퀴통’(한복판의 바퀴 모양 거미줄)이나 먹이, 알주머니에 이슬이 달리면 95% 이상 꼼꼼히 없

    애는 행동도 대부분 거미들에서 나타났다. 이슬이 작을 땐? 거미는 작은 이슬을 모아 크게 만든

    다음에 한꺼번에 털어냈다.

    최대 일곱 방울까지 뭉치는 행동이 관찰됐다.

    이들을 지도한 김만용(42) 교사는 “이슬 털어내기 동작은 순식간에 일어나 고속촬영을 한 뒤

    0.01~0.1초 간격의 수많은 정지화면을 분석했다”며 “그냥 털어내기가 아니라 다리를 두세 번

    회전하며 춤추듯이 털어내는 등 여러 동작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성민·최지우군, 김만용 교사(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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