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왼 무릎의 고통을 이겨낸 황경선이 4년 전 아테네에서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태권도 여자 67kg급의 황경선(22, 한국체대)은 22일 베이징과학기술대학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 카린 세르게리(23,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경선은 8강전과 준결승을 거치면서 입은 왼 무릎인대 부상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정신력으로 고통을 이겨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이 돼서야 황경선은 아픈 무릎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금메달로 황경선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고 명실상부한 최고의 태권도 여전사로 탄생했다.
하지만 금메달이 나오기까지 황경선은 순탄한 과정을 밟지 못했다.
아테네올림픽 당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황경선은 18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곱상한 외모까지 더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18살의 어린 나이인 그에게 국민의 관심은 극복하기 어려운 부담감으로 다가왔고 결국 마음껏 기량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동메달에 머물렀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후 황경선은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며 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출전에 성공했고 드디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경선은 부모님과 선생님의 권유로 10살이던 지난 1996년부터 태권도복을 입기 시작했다.
양정초-동화중-서울체고를 거쳐 현재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황경선은 2녀중 막내로 음악 듣는 것을 취미로 하는 평범한 여대생이지만 도복만 입었다하면 변한다.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실력 또한 매우 출중했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의 올림픽 대표선수인 것만 봐도 그의 기량을 점칠 수 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듯, 황경선은 고등학생 신분이던 2002년 8월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2004년에는 첫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그때의 경험이 큰 공부가 된 듯 황경선은 이후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모습으로 4년을 준비했다.
특히 2005년과 2007년에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 달성,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같은 체급의 적수가 없을 정도였다.
황경선의 예선 16강전 상대였던 UAE의 공주 셰이카 마이사 알 막툼(28)이 "세계 최강 황경선과의 16강전은 내게 큰 영광"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그의 세계적인 기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황경선은 기어이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뤄냈다. 철부지 여고생에서 여대생으로 변신한 황경선이 해낸 것이다.
4년 후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해 태권도계에 김수녕이 될 황경선을 기대한다.
◇황경선 프로필
▲생년월일=1986년 5월21일
▲신체조건=175cm, 67㎏
▲학력=양정초-동화중-서울체고-한국체대
▲가족관계=2녀 중 둘째
▲취미=음악듣기
▲주요성적=2004아테네올림픽 동메달, 2005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1위, 2007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