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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의 책] 아고라
    종합게시판 2008. 8. 4. 12:47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


    촛불집회, 시작과 과정 그리고 미래


    아고라 폐인들 엮음 | 여우와 두루미 | 1만2800원





    3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는 네티즌의 참여로 만든 새로운 집회 문화의 역사다. 축제 같은 집회 문화가 생길 수 있었던 데는 다음 아고라 토론방이 큰 역할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민이 함께 정치적 문제를 논의했던 ‘아고라’가 21세기 인터넷의 토론방 ‘아고라’로 이어진 것이다.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는 아고라 폐인들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하루라도 아고라 토론방에 들어가지 않으면 견딜 수 없고, 아고라 토론방에 촛불집회와 언론 왜곡에 대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논쟁의 한복판에 섰던 이들이다.

    이들은 자료 수집을 하다 토론방에서 공식적으로 책을 출간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아고라 폐인들’이라는 임시 조직을 만들고 이 책을 준비했다.

    책의 저자로 올린 아고라 폐인들은 책임간사 한 명만 있을 뿐 아직 완성된 꼴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촛불집회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2일 10대가 먼저 시작했던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교육부가 참가 고등학생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하면서 촛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탄핵 청원 서명을 신청한 고등학생 ‘안단테’를 조사한다는 기사가 나오자 분노한 네티즌은 너도나도 “내가 안단테다”면서 자수 소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네티즌은 모두 안단테가 됐고, 광우병 위험에 관한 자료를 조사해서 아고라에 올리기 시작했다. 정부는 인터넷 상의 광우병 정보를 ‘괴담‘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은 ‘키보드 워리어’(Keyboard warrior, 키보드 전사)라고 불리면서 기성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은 사건과 기록을 찾아 올리기 시작했다. 아고라에 올라온 정보는 인터넷에서 빠른 속도로 퍼졌고, 아고라는 사회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또한 네티즌은 자료를 통해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의 보도가 왜곡됐다는 것을 지적하는 움직임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보수 언론이 촛불집회와 사회적인 이슈를 왜곡한다고 느낀 네티즌은 ‘광고주 보이콧’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는 등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패션 카페인 ‘소울드레서’의 회원 등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광고를 직접 올리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언론운동에 무관심하던 네티즌이 촛불집회를 계기로 직접 행동에 나선 셈이다.

    또한 아고라는 집회 문화를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투쟁’의 머리끈을 묶고 거리를 뛰어 나가야 했던 과거의 집회문화를 아고라 폐인들은 자발적인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제 아고라는 단순한 소통의 공간을 넘어섰다. 객관적인 논증 자료를 제시하고, 토론을 합리적으로 진행하면서 인터넷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특히 네티즌은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정보를 검색하고 보여주면서 기성 언론의 속도를 비웃기도 했다. 아고라 폐인들은 이 책의 후속작업으로 아고라 선집을 준비 중이다.

    부록 ‘아고라 용어사전’과 ‘아고라 잉글리쉬’는 아고라 폐인들의 센스를 보여준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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