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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여러 주에 분산` 주장은 교란책 가능성하고 싶은 말 2007. 8. 30. 12:01
근거지 노출 안 되게 석방 서두른 듯
탈레반 `인질 여러 주에 분산` 주장은 교란책 가능성3~5일이 걸릴 것이라던 인질 석방이 29일부터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이 인질 전원 석방에 합의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인질 19명의 절반을 넘는 12명이 풀려났다. 나머지 7명도 30일 모두 풀려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불과 이틀 만에 인질 석방이 마무리된다.
애초 탈레반은 인질들이 서너 명 규모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아프가니스탄 전역의 몇 개 주에 분산 수용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풀어주기 위해 한 곳으로 데려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탈레반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도 28일 한국 정부-탈레반 간 4차 대면협상이 끝난 뒤 "인질들이 넓은 지역에 분산 수용돼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석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데다 도로 사정과 차량 상태도 좋지 않아 인질 수송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석방된 김경자.김지나씨의 경우 탈레반 측은 이 같은 기술적 문제를 들어 애초 석방 예정일에서 하루 늦은 13일 풀어주기도 했다.
그런데 탈레반은 29일 오전 "오늘 중 남성 인질을 포함해 최대 12명을 풀어주겠다"(탈레반 고위 사령관)고 예고한 뒤 몇 시간의 간격을 두고 세 차례에 걸쳐 인질 12명을 일사불란하게 석방했다. 탈레반 일선 지휘관들이 각각 억류하고 있던 소그룹의 인질을 현지 부족 지도자에게 인도하고, 그 부족 지도자가 이들 인질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대기 중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관계자들에게 인도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이 그동안 "인질들이 여러 주에 분산돼 있다"고 했던 것은 근거지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거짓말이었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질 전부가 협상 장소였던 가즈니시 인근에서 억류 생활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9일 인질 12명을 탈레반으로부터 넘겨받아 ICRC 관계자들에게 인도하는 역할을 했던 부족 지도자 하지 자히르는 가즈니시에서 남서쪽으로 7㎞ 떨어진 다이크 지역 콘다르 마을 출신이다. 따라서 29일 풀려난 세 그룹의 인질들이 모두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억류돼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인질을 신속하게 풀어줌으로써 근거지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군사적 목적일 수도 있다.
탈레반이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정부에 공식.비공식적인 합의사항을 신속하게 이행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아마디가 29일 오후 늦게 세 번째 인질 그룹을 풀어줬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텔레반은 오늘 밤이라도 나머지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부족 지도자와 ICRC 측이 야간 이동을 꺼려 내일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한 데서도 이런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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