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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 플러그 안 뽑으면 전기 줄줄∼
    종합게시판 2007. 8. 26. 23:32

    PC 플러그 안 뽑으면 전기 줄줄∼



    [쿠키 경제] 요즘 PC 한 대 없는 집이 거의 없다. 전력거래소가 2년마다 발표하는 ‘가전기기 보급률 및 가정용 전력 소비 행태 조사’에 따르면 2006년 전국 가정에 보급된 PC는 1302만 8000여대다. 10가구 중 8 가구 꼴로 PC를 사용하고 있다. 노인들이 컴퓨터 이용자 대열에 합류하고 PC의 활용 범위가 쇼핑이나 금융, 학습 등으로 확대되면서 가정 내 PC 사용 시간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가정당 PC 사용시간은 연간 1324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PC를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집집마다 하루에 3.6시간씩 PC를 돌리고 있는 셈이다.

    IT 시대의 세포가 된 PC는 전기를 얼마나 소비할까? 한국전기연구원 김남균 박사팀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한 가정을 찾아가 직접 측정을 해보았다.

    실험1-PC를 껐을 때

    맨 먼저 모니터(19인치 LCD), 외장형 모뎀(하나로통신 ADSL), 프린터(복합기), 스피커가 연결된 PC 본체의 전원 스위치를 끈 상태에서 15분간 전력량을 측정했다. 평균 전력은 17.8W로 조사됐다.

    통상 전원을 끄면 전기가 차단된다고 생각하지만 플러그를 뽑지 않는 한 전기는 계속 소비된다. 이 상태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대기전력’이라고 한다.

    실험1은 바로 가정용 PC의 대기전력을 측정한 것으로 PC를 끈 상황에서도 17.8W의 전력이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들 책상에 놓여 있는 탁상용 스탠드를 켜놓았을 때 소모되는 전력이 17W 가량 된다. 따라서 PC와 주변기기들의 전원 플러그를 모두 뽑아두지 않으면 스탠드 한 대를 계속 켜놓는 것과 같다. 2003년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전기연구원의 공동 조사에서도 플러그를 뽑지 않는다면 PC 본체 3.2W, 모니터 2.6W, 모뎀 6.4W, 스피커 1.6W, 프린터 3.0W 등 PC와 주변기기들이 16.8W의 전기를 소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었다.

    가정용 PC의 대기전력 문제를 나라 전체로 확장해 보면 전국의 가정용 PC 1300여만대가 231MW를 대기전력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화력발전소 1기의 평균 발전용량이 500MW라고 하니까 발전소 1기의 전력생산량 중 절반 가량이 매순간 가정용 PC의 대기전력으로 소모되고 있다.

    여기에 기업과 공공기관의 업무용 PC의 숫자까지 고려하면 PC의 대기전력이 장차 국가 전체의 전력 위기 문제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실험2-PC를 켰을 때

    PC의 전원을 켜면 소비전력은 급상승한다. PC만 켜놓고 아무 동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 평균 전력은 131W로 나타났다.

    전력거래소가 조사한 대로 가정의 PC 사용시간이 하루 평균 3.6 시간이라면 나머지 21.3 시간은 대기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전원을 켠 상태에서는 131W, 대기상태에서는 17.8W가 각각 소모된다. 이를 한 달을 기준으로 하면 대기상태로 11.4kWh(1kWh당 120원으로 계산하면 전기요금으로는 1370원), 전원이 켜진 상태로 14.1kWh(1690원)가 각각 소비된다. 말하자면 대기 상태에서 흘려보내는 전력량과 동작 상태에서 사용하는 양이 엇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전 요금전략팀에 문의해 보니 한 가정이 한 달에 보통 220kWh(2만4650원)의 전력을 쓴다. 이 가운데 대기상태와 동작상태의 전력소비량을 합친 25.5kWh, 약 11%가 PC로 인한 것인 셈이다.

    실험 3-PC 게임을 할 때

    가정에서 PC로 하는 일 중에 전력소모량이 가장 많은 것이 온라인게임이다. 움직임이 많고 이미지가 현란하기 때문이다. PC를 이용해 온라임게임(그랜드 체이스)을 하는 동안 소비전력을 측정했더니 평균 173.7W로 나왔다. PC를 그저 켜놓기만 했을 때보다 35W가 더 많이 소모된다.

    방학 중에 아이가 하루 12시간씩 한 달간 게임을 한다고 가정하면 62.5kWh(173.7W×12시간×30일)가 추가로 소비된다. 전기요금으로는 75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게임을 하는데 드는 173.7W 중 7.7W는 외장형 모뎀(하나로통신 ADSL)을 구동시키는데 필요한 전력이다. 플레이 스테이션이나 엑스 박스처럼 CD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온라인게임은 인터넷 접속 상태에서 이뤄지며 모뎀을 구동시켜야 한다.

    외장형 모뎀은 보통의 가정 집에서 하루 종일 켜져 있다. 이 작은 기기의 전력소비량에 관심을 갖는 집은 거의 없다. 그러나 모뎀은 켜져 있기만 하면 매 순간 7.7W의 전력을 소비한다. 인터넷 통신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 소비전력을 측정한 김형우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KT, 하나로통신 등 모뎀 사업자들은 인터넷 통신을 하지 않는 동안 사용전력을 줄인 제품을 개발·보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기획=한국전기연구원, 블로터앤미디어, 국민일보 쿠키뉴스 탐사기획팀=정재호 팀장, 한승주·김남중·유병석·우성규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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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 경제] 서울 여의도에 사는 40대 중반의 일 하는 엄마 C씨는 퇴근해 돌아오면 곧바로 집 안의 전기계량기를 확인한다. 출근 전 보아둔 눈금에서 많이 달라져 있으면 아이들을 불러 혼낸다. "너희들, 공부는 안하고 하루 종일 게임만 했구나." 전기계량기는 집에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오래 인터넷 게임을 했는지를 알려준다. 게임을 오래 하면 전력소비량은 확연히 증가한다.

    C씨의 초등학교 4학년 딸 아이에게 PC 게임을 권유해봤다. 게임 제목은 '그랜드 체이스'(넷마블). 평소 게임을 할 때의 환경과 똑같이 스피커 음량이나 화면 밝기 등을 맞춰 놓고 전력계측기로 1시간 동안 전력소비량을 측정했다. 한국전기연구원 김남균 박사팀이 주도한 실험에서 PC 본체와 모니터, 스피커, 모뎀 등에서 소모되는 전력은 평균 173.7W로 나타났다.

    이번엔 이 집 안에 있는 767ℓ급 양문형 냉장고(삼성 지펠)의 소비전력을 재보았다. 평균 171W. PC게임에 대형 냉장고 한 대를 돌리는 것과 맞먹는 전기가 소비되고 있었다.

    한 가정으로 보면 이 정도는 별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전국 가정에 1300만여대의 PC가 보급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PC로 인한 연간 전력소비량은 400만MWh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500MW급 화력발전소가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1년 내내 발전해내는 양(438만MWh)에 육박한다.

    기업용 서버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우리가 살아가는 IT시대가 얼마나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 서초동 하나로 IDC는 서버 1만2000여대를 관리, 운영하고 있는데 한 달에 1만㎾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가로 60㎝·세로 2.5㎝에 불과한 서버 한 대가 30평형대 아파트 한 채가 쓰는 만큼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IT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마다 10∼15만대의 기업용 서버가 증가한다. 순전히 서버의 증가만으로 3∼4년 만에 충주시(인구 20만명)만한 도시 하나가 새로 생겨나는 것과 맞먹는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셈이다.

    IT시대가 최근 에너지 문제라는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구글이나 야후, 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G8 정상회담이나 IEA(국제에너지기구) 같은 국제기구들도 IT 기기들의 전력 소비량에 경보를 발령하기 시작했다. 최용석 야후코리아 운영팀장은 "요즘 글로벌 IT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에너지"라며 "머지 않아 IT가 최대의 전력 소비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소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IT 시대의 질주는 계속 될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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