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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서 지원한 쌀 북한군이 가져가” 탈북자촬영 동영상 공개
    종합게시판 2006. 9. 5. 19:59

    한국 지원 쌀, 왜 북한軍이 가져가나



    쌀을 싣고 온 화차에서 트럭으로 쌀을 옮기는 북한 군인. 주간동아 제공

    ▼ 탈북자 함경남·북도 동영상 촬영서 최초 확인 … 주민에게 배급 ‘약속 위반’ 군부 전용 우려가 현실로 ▲

    북한 군인들이 대한민국 정부가 보내준 쌀을 관리, 운반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실은 북한으로 재잠입한 탈북자가 춘궁기인 5월24일 ‘대한민국’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찍힌 쌀부대를 싣고 함경남도 단천역에 정거해 있는 화차를 촬영해온 동영상에서 드러난 것.

    이 동영상에는 북한 군인들이 쌀부대를 가득 실은 화차에 올라가 무료하게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과 화차에서 쌀부대를 내려 트럭으로 옮겨 싣는 모습 등이 찍혀 있다.

    대한민국이 제공한 쌀을 가득 실은 화차를 경비하는 북한 군인. 주간동아 제공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통일부는 2001년 30만t을 시작으로 2002~04년 해마다 40만t씩,

    2005년 50만t의 쌀을 연리 1% 차관 형식으로 춘궁기 끝인 초여름 북한에 제공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7월5일 북한이 무더기로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쌀 지원을 거부했다.

    하지만 올여름 홍수로 북한도 큰 피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돼

    10만t을 무상 지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

    대한민국’이라는 글자는 통일부가 지원하는 쌀부대에만 찍히기 때문에

    다른 단체에서 지원한 쌀부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단천시 위연시장에 나온 한국 정부 제공 쌀.

    대한민국 정부가 제공한 부대에만‘대한민국’과 ‘40kg’이 찍혀있다. 주간동아 제공


    5월24일 단천역서 트럭에 옮겨 실어

    통일부가 제공한 쌀을 받아 북한 주민에게 배급하기로 약속한 북측 기관은 내각 소속인 ‘수매양정성(收買糧政省)’이다. 통일부는 쌀을 보낼 때마다 직원을 검증팀으로 보내 수매양정성 직원들과 함께 이 쌀이 실제로 북한 주민에게 제공되는지 확인해왔다. 그런데 검증팀이 완전 철수하고 난 다음인 5월24일 북한군이 이 쌀의 운반과 경비에 투입되었다는 점은, 북한 군부가 쌀을 빼돌렸거나 아니면 배급이 끝난 뒤 주민들로부터 다시 수거해 가져간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동안 한국이 지원한 쌀이 북한 군부를 유지하는 데 투입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러 곳에서 나왔다. 2004년 6월2일 미 국무부의 제임스 켈리 차관보는 미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에 지원된 식량이 실제로 북한 주민에게 배분되는지 검증하기 어려우며, 북한군 유지에 전용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 동영상이 이 우려가 사실임을 입증했다. 탈북자는 날짜와 시간까지 넣어 동영상을 촬영했으므로, 정보기관은 이 필름의 진위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청진시 한 채소밭에 씨를 뿌리고 분뇨를 붓는 북한 군인들. 주간동아 제공


    대한민국이 제공한 쌀을 운반하고 경비한 북한 군인들은 국경경비여단 소속이다. 북한은 전연(전방) 지역은 인민군 부대, 중국과 국경을 맞댄 평북과 양강·자강·함남·함북도에는 국경경비여단을 각각 한 개씩 배치하고 있는데, 국경경비여단은 인민무력부의 지휘를 받는 군사조직이다. 북한 주민들도 국경경비여단을 군인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전기로 움직이는 북한 기차는 전기가 끊기면 마냥 서 있어야 한다. 국경경비여단 군인들은 수매양정성을 대신해 식량 열차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대한민국이 지원해준 쌀을 그들이 먹기 위해 가져가려는 것일까? 이유가 무엇이든 한국 정부가 지원한 쌀을 북한 군인들이 지키고 운반하는 일은 약속 위반이므로 한국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

    탈북자는 5월 말에서부터 6월 사이에 걸쳐 함경남·북도를 다니며 촬영을 했다. 그가 단천시의 위연시장을 촬영한 동영상에는 시장 좌판에 나와 있는 대한민국 쌀부대가 담겨 있었다.


    청진시 국경경비여단 대대본부 건물 앞의 경비병. 주간동아 제공


    필름은 5개로, 전체 촬영 시간이 3시간에 이른다. 필름을 입수한 사람은 필름을 한국 TV 방송사에 제공하려고 했지만 방송사가 정부 눈치를 보느라 방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일본의 한 방송사에 제공했다. 일본 방송사는 이 필름을 1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편집해 9월 첫 주 뉴스와 특집방송을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이 필름을 촬영하기 위해 북한에 잠입했던 탈북자는 제삼국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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