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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이 사연]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종합게시판 2006. 9. 3. 21:25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을 작사, 작곡한 이두헌.
비오는 수요일엔 왜 빨간 장미일까?
한때 수요일엔 자신의 연인에게 꼭 빨간 장미를 사줘야 센스 있는 남자가 되는 때가 있었다. 1985년 발표된 다섯손가락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때문이다.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한 후 젊은 청춘들 사이에선 수요일 빨간 장미, 그것도 비 오는 수요일이면 더더욱 장미로 사랑을 표현해야 했다.
다섯손가락의 이두헌은 어떤 사연이 있기에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노래했을까.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은 이두헌의 스무 살 시절 아픈 사랑이 단초가 됐다.
1983년, 이두헌이 동국대를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던 어느 날, 그는 평소 연정을 품고 있던 동갑내기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만다. 너무도 가슴이 아파서 이두헌은 학교를 나와 무작정 걸었다. 명동까지 걷다가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앉아 멍하니 앉았는데 뒷좌석의 여고생들이 수다를 떤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수요일.” “그럼 수요일이라서 비가 오나보다.”
이두헌이 여학생의 말에 창밖을 보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 묻은 차 창밖을 쳐다보는데 갑자기 명동까지 걸어오던 길에 장미꽃을 팔던 할머니가 떠올랐다. 사랑을 잃은 자신, 수요일, 빨간 장미, 비…. 이런 단어들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갔고, 평소 즐겨보던 영화에서 코트 깃을 멋있게 세우던 남자도 스쳤다.
이두헌은 주머니 속에 있던 거북선 담배의 은박포장을 뜯어냈다. 곧바로 가사를 썼고, 첫 8마디의 악보까지 그렸다. 집에 돌아와 곡을 완성하고 며칠 내 곧바로 녹음까지 마쳤다.
이 노래가 발표되기까지에도 사연이 있다. 다섯손가락 1집에 수록될 곡으로 10곡이 이미 완성돼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 1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 음반기획자가 곡이 2곡 더 필요하다며 곡을 쓸 것을 요구했다. 이두헌은 결국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과 ‘새벽기차’를 만들어 앨범에 추가시켰다. 뒤늦게 만들어진 두 노래가 다섯손가락의 데뷔곡(‘새벽기차’)가 되고 후속곡(‘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 됐다.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은 다른 노래와 달리 당시 다섯손가락의 보컬 임형순이 부르지 않고 이두헌이 직접 불렀다. 임형순이 녹음작업 당시 자신과 스타일이 맞지 않다며 가창에 난색을 보이자, 기획자가 곡을 만든 사람이 부르라고 해 이두헌이 부르게 됐다.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안겨 주고파 / 흰옷을 입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주고 싶네 우우~ 워워~ / 슬퍼 보이는 오늘밤에는 아름다운 꿈을 주고파 / 깊은 밤에도 잠 못 이루던 내 마음을 그녀에게 주고 싶네
한 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 한 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거야 / 시린 그대 눈물 씻어 주고픈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우우~ / 슬픈 영화에서처럼 비 내리는 거리에서 / 무거운 코트 깃을 올려 세우며 / 비 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저작권자ⓒ '리얼타임 연예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 사진수정 자유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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