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도] 이배영, 부상에도 끝까지 도전 '멋진 그대'2008 베이징 올림픽 2008. 8. 13. 00:40▲ 12일 베이징 항공항천대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69kg급에 출전한 이배영이용상 1차 시도에서 넘어지며 부상을 입고 있다. /연합뉴스
용상 3차 시기에서 실패한 뒤 바닥에 길게 쓰러졌다. 4년을 기다린 보람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바닥에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12일 중국 베이징 항공우주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역도 69kg급 경기에 출전한 이배영. 그는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같은 체급에서 은메달을 따고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렸지만, 급작스러운불운에 분루(憤淚)를 삼켜야만 했다. 하지만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도전은 보는 사람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배영은 앞서 진행된 인상에선 1차 150kg, 2차 153kg, 3차 155kg을 연속으로 들어올리며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인상 기록만으론 이날 합계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랴오우히에 이어 2위였다.
이날 오후 9시30분에 속개된 용상 1차 시기에서 다시 바벨을 잡은 이배영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가볍게 184k의 바벨을 가슴까지 들어올린 뒤 머리 위로 바벨을 들어올리는 순간, 보는 사람들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가 장딴지 경련으로 쓰러져 버렸기 때문. 경기 진행 요원의 응급 치료 후 경기장을 나가는 이배영은 다리를 절룩거렸다.
보는 사람들은 과연 그가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이배영은 2차 시기 때 오히려 2kg을 늘려 186kg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배영은 바벨을 무릎까지 들어올린 뒤 다시 주저앉았다. 장딴지 경련이 도진 것이다. 경기장을 나가는 이배영의 모습은 1차 시기 때보다 더 안 좋아보였다.
1분여 뒤 3차 시기 도전을 위해 경기장에 오른 이배영은 바벨을 잡기 직전 머리 위로 손뼉을 치며 기합을 넣었다. 평소보다 긴 시간을 보낸 뒤 사력을 다해 바벨을 가슴까지 들어올렸지만, 잠시뒤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으 뒤바닥에 길게 쓰러져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한동안 바닥에 누워있던 이배영은 바닥을 내리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아테네 올림픽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한 웃음을 보였던이배영.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테네의 한을 풀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훈련을했던 그로선 아쉬움이컸지만, 다시 일어나 손을 흔들며 관중들의 격려에 답했다.
이배영은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역도라는 말에는 '길 도(道)'자가 들어간다. 즉, 역도(力道)는 힘이 들어가는 수행"이라며 "힘뿐만 아니라 성품까지 가다듬는 운동이 역도"라고 말했었다.
“응급처치로 바늘로 사정없이 찔렀는데…"12일 다리 경련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역도 69kg급에서 아쉽게 실격한 이배영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테네에서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서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기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데 이렇게 아무것도 보여드린 게 없어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좋지 않은 다리로 계속 경기를 계속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배영은 "위에서 아무리 바벨을 놓치더라도, 어떻게 끝나더라도 나로서는 정말 오래 준비한 무대이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며 "결국 두번 다 실패하고 무릎이 다 까져버렸지만 그것이 나로서는 최선이었다"고 덧붙였다.
남자 역도의 간판 이배영(29.경북개발공사)이 12일 베이징올림픽 남자역도 69㎏급 결승전에서 발목 부상에도 끝까지 투혼을 살려 경기에 임하자 전북 순창군 유등면 이 선수 고향마을의 가족과 이웃 주민들은 “금메달 이상으로 훌륭하다”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이 선수의 집 부근 마을회관을 가득 메운 가족과 이웃 등 30여명은 가슴을 졸이며 결승전 경기를 TV로 지켜보다 이 선수가 왼쪽 장딴지에 갑작스런 경련을 일으키며 주저앉자 일제히 ’앗!’하며 비명을 질렀다.
특히 2차 시기 바벨의 무게를 185kg에서 186kg으로 재차 조정하며 시간을 번 이 선수가 다리를 쩔뚝이며 나와 다시 바벨을 들어올렸지만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리자 이 선수의 어머니는 TV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3차 시기 186kg에 재도전한 이 선수가 힘들게 바벨을 들어올렸지만 결국 바벨과 함께 앞으로 쓰러지나 너나 할 것 없이 “아이쿠, 어떻게 해”라며 탄식을 쏟아냈다.
이 선수가 끝내 아쉬움을 떨칠 수는 없었던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으며 ’아~’하고 큰 소리로 탄식하며 경기장을 내려오자 아버지 이종진(62)씨는 더 이상 화면을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어머니 차강순(52)씨는 “배영이가 바벨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는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면서 “그래도 경기 후 활짝 웃는 모습을 모니 한결 마음이 놓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역도의 이배영(남자 69kg)이 12일 베이징 항공항천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결승경기에서부상으로 실격되자 다리를 절며 퇴장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4년 전 아테네에서 환하게 웃어 보였던 이배영(29, 경북개발공사)이 4년 후 베이징에서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이배영은 12일 베이징항공항천대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69kg급 용상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3차시기를 모두 실패해 실격되고 말았다.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스즈융(28)과 랴오후이(21, 이상 중국)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며 금메달의 가능성을 키워 나갔다는 점에서 이배영의 부상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던 '21살의 청년' 이배영은 7위에 오르며 국제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4년 뒤 아테네올림픽에서 이배영은 347.5kg을 들어올린 장궈정(34, 중국)이라는 거대한 벽에 막혀 인상 152.5kg, 용상 190kg, 합계 342.5kg의 기록으로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내심 세계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법도 했지만 이배영은 오히려 환하게 웃어 보이며 은메달을 자랑스러워 했다. 이로 인해 그는 살인 미소와 연관된 수많은 별명을 얻었다.중학교에 입학해 처음 바벨을 잡았던 이배영, 그는 운동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절반을 역도와 함께 했다.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전 이배영은 "금메달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굳이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지난 4년 동안 갈고 닦아온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오겠다는 당찬 다짐이었다.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으로 돌아오겠다던 이배영이었다.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이배영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부상이 찾아오면서 소박했던 그의 바람도 결국 베이징 하늘 아래에서는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남게 됐다.후배들을 위해, 스스로를 위해 좋은 성적을 이루겠다던 이배영은 아픈 다리를 이끌고 쓰러지는 그 순간에도 바를 놓치지 않았다.이배영이 들어올리려던 바는 단순한 쇳 덩어리가 아니라 후배들의 희망이자 자신의 꿈이었기 때문에 쓰러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놓칠 수 없었다.'2008 베이징 올림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 베이징 올림픽기념 화보 (0) 2008.08.13 [2008 베이징] 한마음으로 응원해요 (0) 2008.08.13 [올림픽] 개막식 여자어린이 노래도 '짝퉁' (0) 2008.08.12 유도 김재범, 81kg급 은메달 (0) 2008.08.12 박은철 레슬링 첫 동메달 (0) 2008.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