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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혼' 왕기춘, 유도 73kg급 은메달2008 베이징 올림픽 2008. 8. 12. 06:58
남자 유도 73kg급에 출전한 왕기춘이 결승에서 한판패를 당하며 은메달을 땄다.
왕기춘은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과학대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 유도 73kg급 결승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엘누르 맘마들리와 맞섰지만, 경기 시작 13초만에 기습적인 한판패를 당했다.
왕기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마마들리와 맞붙어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조심스럽게 승리가 점쳐졌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상대에게 다리를 잡히면서 발목잡아메치기를 당하는 바람에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아쉽게 패배했다.
왕기춘은 이에 앞서 준결승전에서 난적 타지키스탄의 라슐 보키에프와 접전 끝에 우세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었다. 왕기춘은 하지만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브라질의 레안드로 길레이로와 맞붙은 8강전에서 왼쪽 옆구리 쪽에 부상을 당해, 이후 경기에선 허리에 압박붕대를 감고 출전했다.
특별취재단 =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에서 아깝게 은메달을 딴 왕기춘(20.용인대)이 갈비뼈가 흔들거릴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결승에 나섰다고 안병근 감독이 전했다.안 감독은 11일 경기 후 베이징 프라임 호텔의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왕기춘이 3회전 브라질 선수와 경기 때 굳히기 상황에서 갈비뼈를 다쳤다”며 “경기 마치고 나오면서 의무선생님과 얘기했는데 갈비뼈가 부러져서 흔들거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안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의무선생님이 기춘이에게 ‘아프지 않게 경기하도록 해줄테니 안심하고 시합하라’고 위안을 해 줘서 타지키스탄 선수를 준결승에서 이기고 결승까지 갔다”고 소개했다.
그는 “왕기춘 본인은 정말 결승에서 사력을 다해 경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나섰으나 부상으로 인해 뭔가 몸이 움추러 든 것 같다”면서 “이런 예기치 못한 부상도 첫째 선수 본인의 잘못이고 지도자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기춘은 “아파도 참고 했다”면서 “이겨야 하니까, 부러진다고 죽지는 않으니까 계속 참고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한국 유도 사상 최연소 올림픽 챔피언의 꿈은 13초 만에 날아갔다.왕기춘(20·용인대)이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73㎏급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젠의 엘누르 맘마들리에 발목잡아메치기 한판으로 졌다. 5분 경기의 시작 13초 만에 메달 색깔이 금색에서 은색으로 바뀌었다.
맘마들리는 왕기춘이 작년 브라질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우세승으로 물리쳤던 선수.
1988년 9월 13일생인 왕기춘은 당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최연소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올림픽까지 금메달을 걸면 1992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김미정 현 용인대 교수(37)가 우승하며 세웠던 역대 최연소 기록(21세4개월)도 깰 수 있었다.
이날 결승전 상황은 왕기춘에게 불리했다.
3회전인 8강전에서 2004아테네올림픽 3위였던 레안드로 길레이로(브라질)와 경기하면서 늑골을 다친 것. 왕기춘은 5분 경기 동안 서로 득점이 없어 5분 연장전(골든 스코어제·먼저 득점하는 쪽이 곧바로 승리)에 들어간 뒤 1분26초 만에 다리들어메치기 절반을 기록하며 이겼다.
하지만 왼쪽 옆구리 쪽이 계속 불편했다. 4강전엔 상체에 압박 붕대를 감은 채 나와 라술 보키에프(타지키스탄)에게 지도 두 개를 이끌어내 힘겹게 이겼다.
결승에선 현 세계랭킹 1위인 맘마들리에게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다. 뒤로 물러나다가 도복을 잡히면서 기술이 걸려 그대로 몸이 돌아갔다.
타고난 평형 감각을 발휘, 몸을 옆으로 틀며 방어했으나 주심은 한판을 선언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60㎏ 결승에서 정부경이 일본의 노무라 다다히로에게 14초 만에 한판 패했던 과정과 비슷했다.
지난 올림픽 선발전 때 2004아테네올림픽 73㎏급 챔피언 이원희(한국마사회)를 물리치고 태극문양을 달았던 왕기춘은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왕기춘과 동갑내기인 맘마들리는 3회전에서 북한의 김철수에게 절반 두 개를 뺏어 한판승에 해당하는 종합승을 거두는 등 결승까지 다섯 판을 모두 한판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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